주택가 뒤덮은 ‘돌발해충’… 따뜻한 겨울 탓에 이상 번식 늘었다

주택가 뒤덮은 ‘돌발해충’… 따뜻한 겨울 탓에 이상 번식 늘었다

신동원 기자
입력 2020-07-22 01:56
수정 2020-07-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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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벌레 습격’… 해충과의 전쟁

아열대 곤충 꽃매미·대벌레 수 7배 급증
매미나방 습격에 참나무숲 1473㏊ 피해
“올해 해충 못 잡으면 내년엔 피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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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날씨가 따뜻하고 눈이 오지않아 자연 폐사가 적고 부화가 늘어 많아진 매미나방. 산림청 제공
지난 겨울 날씨가 따뜻하고 눈이 오지않아 자연 폐사가 적고 부화가 늘어 많아진 매미나방.
산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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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매미는 포도나무, 복숭아나무 등 진액이 많은 나무의 가지에 붙어 즙을 빨아먹어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꽃매미는 포도나무, 복숭아나무 등 진액이 많은 나무의 가지에 붙어 즙을 빨아먹어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이 정도면 ‘벌레들의 습격’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죽은 대벌레들이 곳곳에 쌓여 썩고 있어 징그럽고 악취가 진동합니다.”

2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인천·경기·서울 등 수도권 정수장과 가정집에서 수돗물 관련 유충이 잇따라 신고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과 충청 지역 등에서는 아열대성 곤충인 매미나방과 꽃매미, 대벌레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해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지면서 이들의 개체수가 지난해보다 1.7~7배 급증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산림청 등 주무 부처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이들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커질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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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 은평구 구산동 봉산 일대 대벌레가 재난 수준이라며 산림청장에게 방제를 요청하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재오 전 의원 SNS 캡처
이재오 전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 은평구 구산동 봉산 일대 대벌레가 재난 수준이라며 산림청장에게 방제를 요청하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재오 전 의원 SNS 캡처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가 대벌레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책로 주변 정자와 나무에 나뭇가지처럼 기다란 모양의 얇은 다리를 가진 대벌레(죽절충)가 빽빽이 붙어 있다.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죽은 대벌레의 역한 냄새가 진동한다. 지난 5월부터 매미나방 유충과 성충으로 인해 전국의 산림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올해 봄 매미나방 애벌레가 대량 발생해 경기지역 27개 시군에서 여의도 면적의 약 5배(1473㏊)에 가까운 면적의 참나무숲이 쑥대밭이 됐다고 밝혔다. 매미나방은 경기·강원·충북은 물론 서울 도심까지 출몰하면서 주택가를 뒤덮고 있다. 강원도에는 미국산 ‘선녀벌레’가 크게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로 인해 사과나 옥수수, 블루베리 등 농작물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김동언 박사는 “곤충의 생활주기는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 겨울과 여름 기온이 높고 습해지면서 번식능력이 좋아졌다”면서 “또 높은 기온 탓에 알에서 성충이 되는 기간이 짧아지고 유충의 초기 생존율까지 급격히 높아지다 보니 (여름철 벌레의) 개체수가 지난해보다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환경부와 산림청 등은 해충 방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다. 강혜영 산림청 산림병충해방제과장은 “약제 살포와 불빛으로 유인 살충, 물로 씻기 등 친환경 방법으로 해충 퇴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각 지역과 해충에 맞는 다양한 방제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올해 해충을 잡지 못하면 내년에는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20-07-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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