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전국 49곳 긴급점검
작년 고도처리 설비… 운영 노하우 부족“세척주기 단축하고 역세척 속도 높여야”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각지에서 접수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성동구 ‘뚝도 아리수 정수센터’ 활성탄 흡착지실에서 관계자들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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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수돗물 유충이 발생한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곳을 15∼17일 긴급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과 벌레의 일종인 등각류 등이 일부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다만 인천(공촌·부평)이 아닌 다른 지역(경기 화성, 경남 김해 삼계·양산 범어·의령 화정, 울산 회야)은 배수지·수용가(수돗물 사용처)가 아니라 활성탄지 표층에서만 유충이 나왔다.
활성탄지는 냄새 등 미량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정수처리공정에 사용하는 숯과 같은 흑색다공질 탄소 물질로, 숯과 비슷하다. 기존 표준정수처리공정으로 제거할 수 없는 미량의 유기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오존과 함께 고도정수처리공정에서 쓰인다. 앞서 국립생물자원관은 인천 수돗물 유충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정수장 활성탄지에서 부화한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정수장·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공급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전국 일반 정수처리장 435곳 역시 17일부터 긴급 전수조사를 개시했다. 다만 환경부는 표준처리공정만 거치는 일반 정수장의 경우 활성탄지 정수장과 비교해 역세척 주기가 짧아 유충이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민원은 조사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공촌정수장은 입상활성탄 사용을 중단하고 표준처리공정으로 전환해 유충 추가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면서 “급·배수 관로에 남아 있는 유충이 배출돼야 하기에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인천은 정수장 관리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촌정수장 활성탄지를 파 보니 유충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세생물 서식 시 세척주기를 단축하고 역세척 속도를 높이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시설·운영·위생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20-07-22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