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북도 위치도. 전북도 제공
전북지역이 각종 이슈를 놓고 시군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도와 시군, 시군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내홍에 휩싸인 모습이다.
전북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대립 중인 대표적인 사안은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 관할권, 전주~광주 철도 신설 등이다.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2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여론조사와 주민투표, 의회 반대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후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이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면서 재점화됐다. 올해 초 정부가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전주권 통합을 전제로 건의한 인구 50만 이상 특례시 지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통합 추진 목소리는 더 커졌다. ‘전주-완주 통합’을 전제로 한 통합 시군 조례안도 전북자치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완주군 출신 도의원들은 조례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자 곧바로 삭발 시위도 전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완주군민들이 주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하려는 김관영 지사를 막아 세우기도 했다.


방조제 관할권 현황
대법원 판결로 관할권이 결정된 새만금 방조제 현황. 김제시 제공.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전체 노선도. 국가철도공단
새만금 관할권 문제도 좀처럼 대립각을 풀지 못하고 있다. 군산과 김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환서해권 거점 항만이 될 새만금 신항이 개항도 하기 전에 관할권 다툼에 휘말렸다. 군산시는 기존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을 통합 관리하는 원포트 체계를, 김제시는 새로운 물동량 확보를 위해 새만금 신항을 독립적인 신규 항만으로 보는 투포트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항만 운영 방식에 따라 관할권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김제~광주 철도’ 신설을 놓고선 전북도와 익산시가 미묘한 갈등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전북도는 최근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해당 노선을 건의했다. 광주와 전주에 오갈 때 반드시 익산을 거쳐야 하므로 불필요한 환승 등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열린 광주시와 광주정책연구회 주최 포럼에서도 “인구감소 문제는 신도시 조성 등 인위적으로 해결될 수 없고 주변 도시끼리 연합을 통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맞서야 한다”며 호남권 내 도시들의 교류를 확대하고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도록 호남권 양대 도시를 연결하는 광주~전주 철도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힘을 보탰다.
반면 익산시는 지역 철도 요충지로서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다. 익산애향본부는 “전주~김제~광주 노선은 호남의 철도 관문인 익산역의 수요 감소와 지역 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전북혁신역 신설 사태와 같이 지역주민과 시·군 간 대립과 반목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전북도는 “전라도 중심 도시 간 이동 시간을 단축해 기존 이용객 외에 추가로 경제적 수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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