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살아있었다”…반려견 먹은 이웃들 동물보호법 적용되나(종합)

“하트 살아있었다”…반려견 먹은 이웃들 동물보호법 적용되나(종합)

입력 2016-10-05 11:14
업데이트 2016-10-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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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주인 “살아있었다는 확실한 증거 있다” VS 피의자 “먹기 전 죽어있었다”

실종된 올드 잉글리시 쉽독. [주인 제공 = 연합뉴스]
실종된 올드 잉글리시 쉽독. [주인 제공 = 연합뉴스]
“우리 하트는 잡아먹히기 얼만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살아있었어요.”

실종된 대형 반려견을 이웃 주민들이 가져다가 보신용으로 먹은 ‘익산 반려견 취식 사건’과 관련, 개 주인인 채모(33·여)씨는 개가 이웃들에게 잡아먹히기 전 살아있었다고 주장하며 피의자들에게 동물보호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채씨는 피의자들이 하트(피해개·10년생)를 1t트럭에 실어서 데려갈 당시 숨이 아직 붙어있던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죽은’ 개를 가져다가 보신용으로 먹었다는 조모(73)씨 등 4명은 “개를 발견했을 때 이미 죽어있어 몸이 뻣뻣해진 상태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5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수사팀은 전날 사건이 발생한 익산의 한 마을회관 폐쇄회로(CC)TV와 사건 현장 주변을 지난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했다.

마을회관 CCTV에는 하트의 생사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난달 28일 정오께 조씨 등이 하트를 트럭에 싣고 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CCTV에 찍힌 하트의 모습은 육안으로 봤을 때 죽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영상과 달리 지난달 28일 하트가 쓰러져 있던 도롯가를 지나던 버스 블랙박스에는 하트가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찍혔다.

버스 블랙박스에는 하트가 다친 채 도롯가에 엎드려 있지만, 고개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채씨는 이 영상과 도롯가를 지났던 목격자들이 ‘50∼60대 남성 서너 명이 몽둥이를 들고 개 주위를 서성였다’는 진술을 토대로 하트가 1t트럭에 실려지는 과정에서 외부 충격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씨는 “목격자들에 따르면 하트가 다친 것 같아 만져주려 할 때 ‘으르렁’ 거렸다는 증언이 있다. 그런 상태라면 병원에 데려가 치료하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상태”라며 “하트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폭력에 의해 하트가 사망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만약 채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씨 등은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추가된다.

점유이탈물 횡령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등의금지)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경찰은 정확한 혐의 적용을 위해 전날 밤늦게까지 마을주민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일부 목격자들은 “도롯가에 죽어있는 개를 봤다”고 진술했고, 또 다른 목격자는 “개가 사고를 당했는지 도로 한가운데 쓰러져 있다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보니 도롯가로 나와 엎드려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마을을 찾아 조씨 등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방문 조사를 벌였다.

조씨 등은 “개를 발견한 날이 장날이어서 장에 갔다가 오던 길에 우연히 개를 보게 됐다”며 “개가 죽어있길래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가져다가 손질해 나눠 가졌다. 개를 때려서 죽이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려면 개를 먹기 전 생사여부가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는 만큼 목격자 조사와 추가 증거 확보 등 철저한 조사를 거쳐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채씨는 지난 3일 조씨 등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며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냈고, 사흘 만에 1만2천여명이 서명했다.

또 반려견을 보신용으로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익산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피의자를 엄벌해 달라는 민원 글이 2천여건 올라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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