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중 환자사망’…응급조치 도운 의사 처벌해야 하나

‘내시경 중 환자사망’…응급조치 도운 의사 처벌해야 하나

입력 2016-03-22 14:02
업데이트 2016-03-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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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시민위 만장일치 기소유예 결정…“선의 처벌 가혹해”

의사인 친구의 부탁을 받고 생명이 위급한 환자의 응급조치를 도운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환자 사망의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할까.

경기도 용인에서 신경외과를 운영하던 A(46)씨는 2013년 12월17일 인근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친구 B씨로부터 급박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프로포폴 마취제를 맞고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던 환자(당시 40세)가 갑자기 호흡이상 증상을 보여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응급조치를 했는데도 사태가 호전되지 않으니 도와달라는 다급한 부탁했다.

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친구 B씨를 도와 후두경을 이용한 기관삽관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그로부터 17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다.

환자는 결국 사망했고 유족들은 주치의인 B씨와 그를 도운 A씨 모두에게 ‘조치를 지연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민사 소송 결과 유족이 승소했으나, 형사 사건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환자의 사망 원인 등 여러 의료 감정 결과를 검토한 검찰은 시민의 의견을 참고해 주치의를 도운 신경외과 전문의는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비록 민사 소송에서 A씨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긴 했지만, 다른 병원 의사의 부탁을 받고 선의로 응급조치를 도와주다가 사고가 난 것인데 그런 A씨를 처벌한다면 향후 다른 의사들의 응급상황 지원 행위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시민위원회 위원들 역시 만장일치로 기소유예 의견을 냈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선봉)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주치의 B씨를 불구속으로 기소하고, 그를 도운 A씨는 기소유예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선의로 응급처치를 도운 의사에게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가혹하고, 앞으로 응급상황에서 도움을 주려는 의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될 우려가 있다는 시민의 의견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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