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 주민등록초본 제출…부정한 수단 해당”
A씨는 2011년 한 구청이 공고한 기능직 경력경쟁임용시험에 합격했다.40대 1의 경쟁을 뚫었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A씨는 5개월여 만에 구청에서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구청은 A씨가 응시하면서 허위로 전입신고한 주민등록초본을 제출한 행위가 합격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며 임용 취소를 통보했다.
시험 공고 6개월 전 주민등록상 주소를 해당 구에 거주하는 지인의 집으로 옮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A씨는 구민이라는 이유로 다른 지역 거주 응시자들보다 15점을 더 받았다. 임용 전날에는 출퇴근에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원래 주소로 다시 전입신고한 사실도 적발됐다.
A씨는 임용 취소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듬해 10월 “구청이 처분 전 사전 통지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면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구청이 항소해 대법원까지 간 끝에 2014년 이 판결이 확정됐다.
구청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임용 취소 처분을 무효로 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같은 사유로 A씨의 임용을 취소했다. 이번에는 사전 통지와 의견 청취 절차도 제대로 밟았다.
A씨는 다시 소송을 내면서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전입했고 이곳에 실제로 거주했다”며 허위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호제훈 부장판사)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법원은 허위 전입신고를 했던 아파트의 차량 출입기록에 A씨의 차량이 전입신고 이후 6개월여간 단 한 차례만 출입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허위 전입 거주지가 등재된 주민등록초본을 제출한 행위는 시험 공고에서 합격 취소사유로 정한 ‘구비서류에 허위사실이 있을 때’ 및 구(舊) 지방공무원 임용령이 금지한 ‘부정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