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 마늘밭 돈다발 사건 등 굵직한 사건 해결
지난 2월과 4월 서울 영등포의 한 물류 창고와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 10억원이 든 돈 상자와 파묻힌 110억원의 현금이 잇따라 발견됐다.세간의 관심을 끈 두 사건의 공통점은 현금이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범죄수익금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그동안 간과했던 온라인 도박의 실체와 심각성이 조명됐고, 범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
또 다른 공통점이라면 두 사건의 수사와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 곳이 바로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라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거액의 범죄수익금’이라는 측면에 가려져 충남청 사이버수사대의 활약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두 사건 모두 이들에 의해 해결됐다.
19일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중국과 홍콩 등에 사무실을 두고 1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 40여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2년여 동안 포커와 속칭 바둑이, 맞고 등의 도박 게임을 제공하고 환전 대가로 판돈의 12.3%를 공제해 약 170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압수한 금액은 4억원으로 나머지 돈은 찾지 못했다.
총책임자였던 이모(46)씨는 지명 수배됐지만 아직 잡히지 않았고, 도박사이트의 운영에 필요한 실무를 총괄관리 했던 이씨의 동생 이모(41)씨는 구속됐다.
바로 이들이 김제 마늘밭에 110억원을 숨긴 밭주인의 처남들이다.
지난 2월 서울의 한 물품보관업체에 10억원의 돈 상자를 맡겼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임모(32)씨도 2009년 사이버수사대가 검거했다.
임씨는 2008년부터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약 1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09년 4월 검거돼 10개월 형을 선고받고 출소했다. 출소 뒤 임씨는 공범과 함께 수익금을 물품보관업체에 보관하다 결국 덜미를 잡힌 것이다.
두 사건에 앞서 2008년에는 ‘슈퍼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온라인 도박 사이트(매출 1천300억원) 운영진을 일망타진하기도 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인터넷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65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반값으로 할인해 판매한다며 사기행각을 벌인 사건을 비롯해 유명 백신 프로그램인 V3를 모방해 타인의 컴퓨터를 몰래 엿보는 악성프로그램 유포 사건을 해결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난자거래를 알선해주고 돈을 챙긴 사건 등 전국적으로 파장이 큰 굵직한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사이버수사의 달인팀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온라인 도박사건 수사에서 독보적인 수사력을 인정받는 사이버수사대에는 5년째 대장을 맡아 수사를 총괄지휘 하는 노세호 경감과 베테랑 외근수사관 6명, 디지털증거 전문분석관 3명 등 모두 10명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이들은 온라인 도박범들의 저승사자답게 일단 수사에 들어가면 각자 맡은 임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수사를 진행, 한번 수사망에 걸려들면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들은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386건을 해결해 565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34명을 구속했다.
노세호 경감은 “최근에는 강력, 지능, 경제 등 사건 유형에 관계없이 사건분석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사이버수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새로운 정보통신 기기의 출현과 신종 범죄 발생 등 사이버범죄가 날로 발전하고 피해자 또한 급증하고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수사기법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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