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시간 끌면 공수처 법 개정” vs 주호영 “힘 믿다 망한다”(종합)

김태년 “시간 끌면 공수처 법 개정” vs 주호영 “힘 믿다 망한다”(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1-24 12:55
업데이트 2020-11-2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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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내일 공수처 격돌… 벼랑 끝 담판서 결과 나올 지 주목

법사위·공수처 추천위 25일 동시 진행
김태년 “野 비토권 악용해 추천위 공전 의도,
출범 지연 없도록 필요한 조치 취할 것”
이낙연 “국민 더 지치게 해선 안 돼”
민주 “추천위보다 공수처 개정안 통과 우선”
주호영 “형식적 추천위 안돼…합의 추천해야”
정의 “공수처 개정, 명분도 실리도 없다”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 여야가 ‘벼랑 끝 담판’에 나선다. 공수처장 후보 선출을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25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속개되는 공수처장 추천위 회의와 여당의 법개정 추진에 따른 법안소위가 동시에 열리는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이미 법사위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여당에 유리하게 법 개정을 하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힘 믿고 무리하다 망친 정권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의당도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장 추천위는 앞서 민주당이 활동 시한으로 정했던 지난 18일 3차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 측이 비토권을 남용해 지연 전략을 편다고 판단,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공수처법 개정에 나선 상황이다.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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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태년 “재소집된 처장 추천위서도
野 발목잡기 하면 법 개정 속도낼밖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재개와 관련, “재소집된 추천위에서도 (국민의힘이) 발목잡기를 계속한다면 법 개정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 법사위 법안소위가 열리는 만큼 개정을 위한 법안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어제 야당도 동의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비토권을 악용해서 추천위를 공전시키려는 의도”라면서 “지금까지 행태로 봤을 때 야당의 의도적 시간 끌기에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 출범은 변치 않는 민주당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공수처 출범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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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공수처, 법사위서 처리하라”
주호영 “공수처, 권력형 비리 쓰레기 하치장”
이낙연, 주호영에 “상식 벗어난 막말” 비판

이낙연 대표는 전날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법사위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 달라”며 “오랜 교착이 풀리길 바라지만 이제는 더는 국민을 지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괴물 공수처는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치장”이라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에 대해 “상식에 어긋나는 막말”이라면서 “야당의 집요한 방해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에도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 존중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하는 결과가 됐다”면서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다. 이제 더는 국민이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거듭 처리를 지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파격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모르겠지만 쉽지 않다”며 “(추천위 회의는) 부차적이고, 우리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추천위에서 처장 후보 결정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민의힘의 어떤 주장과 행동도 인정할 국민이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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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강기웅 의원과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강기웅 의원과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주호영 “민주, 냉정 찾고 무리하지 마라”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발끈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천위가 형식적으로 열려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데만 쓰여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합의추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법 개정 시도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냉정을 찾아서 무리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힘 믿고 무리하다 망한 나라, 망한 정권, 망한 회사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추미애보다 더 막무가내
‘내 편’ 공수처장에 앉힐 게 분명”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의 공수처법 개정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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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주 원내대표는 “괴물 공수처가 출범하면, 청와대와 권부 요직에 앉아 불법으로 이권을 챙기는 권력자들의 사건이 불거져도 공수처가 사건을 가져가 버리면 그만”이라며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치장, 종말처리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장에는 “추미애보다 더한 막무가내 ‘내 편’을 앉힐 게 분명하다”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권이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정권의 통치기술은 대란대치(大亂大治), 세상을 온통 혼돈 속으로 밀어 넣고 그걸 권력 유지에 이용한다는 것”이라며 “대란대치를 끝장내려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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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호정, 이은주,강은미 장혜영의원.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호정, 이은주,강은미 장혜영의원.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의 “野 비토권 무력화 시킨 공수처,
어떤 권위·신뢰 가질 지 의문”

“민주, 추천위 오른 후보 검증이 먼저”

정의당도 “법 개정을 통해 야당의 비토권을 힘으로 무력화시키고 출범하는 공수처가 어떤 권위와 신뢰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해 공수처법을 처리할 때의 가장 큰 명분은 야당의 강력한 비토권이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를 설치도 하기 전에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입법부인 국회가 웃음거리가 된다”면서 “‘최초의 준법자는 입법자인 국회여야 한다’는 상식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금 여당이 들어야 할 카드는 섣부른 법 개정이 아니라, 후보 추천위에 오른 후보들이 정말로 법이 정한 자격요건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일각서도
“비토권 무력화 바람직 안 해”

민주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법에 마련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힘도 위험성이 덜하고 중립적인 인물이라면 합의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 틀에서 최선의 합의를 이뤄내야 되는데, 최선의 인물을 선정할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그래도 덜 위험한 인물을 선정하는데 좀 더 주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대한변협회장과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하는 새로운 인물이든, 하여튼 그 인물들 중에서 줄여가는 두 분을 선정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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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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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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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 11. 2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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