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여야청 합의로 총리 후보 나오면 난 없어지는 것”

김병준 “여야청 합의로 총리 후보 나오면 난 없어지는 것”

입력 2016-11-07 09:54
업데이트 2016-11-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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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림돌 될 이유 없어…좋은 난로 나오면 화로는 없어져”

굳은 표정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굳은 표정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에 차려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7일 “여·야·청이 합의를 봐서 좋은 총리 후보를 내면 저의 존재는 없어지는 것이다. 제가 걸림돌이 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총리 내정자 사무실에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엄동설한에 작은 화로라도 한 번 되어볼까 하는 심정이다. 그렇지만 성능 좋은 난로가 나오면 화로는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내정자는 “엄동설한에 작은 손난로라도 되고 싶다. 그런데 추위가 점점 강해진다”며 “추위가 온 것을 몰랐던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손난로라도 되고 싶은 심정을 놓을 수 있나. 크고 좋은 난로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이어 “봄이 오면 얼음은 녹아 없어진다. 그런데 얼음 때문에 봄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야권에서 김 내정자 지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여야가 청와대와의 합의로 새 총리 후보자를 추천한다면 총리 내정자에서 물러나겠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는 물러날 수는 없다. 작은 난로라도 돼서 어지러운 국정에 어떤 형태로든 조금의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해진다”며 “어떤 역할 해야 하나 생각이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거취와 관련해 심경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일축한 뒤 “찬바람이 불기 때문에 나라도 나가야겠다고 해서 나온 것”이라면서 “찬바람이 더 세게 불고 있는데 내가 어찌 스스로 거둬들일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일 대국민담화 사과문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책임총리 문제가 더 들어가고, 진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있었던 일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유감의 뜻이 담기면 좋겠다 했는데 그런 것이 없어서 왜 저게 빠졌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가 청와대에 대해 “정신 못 차렸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제 글이나 말을 평소에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런 표현은 나의 표현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주말에 야당 인사들을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차녀) 혼사 치르느라고 집사람도 고생하고, 맘도 허전했는데, 마침 큰딸이 놀러 와서 손녀들하고 지냈다”고 답했다.

야권 인사를 직접 만나서 설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설득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청와대나 여야가 할 문제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답했다.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서울 도심에서 열린 굿판에 참석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다만 박 내정자가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집단을 많이 만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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