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총성’ 울리자 유럽으로 발걸음 돌리는 최경환

전대 ‘총성’ 울리자 유럽으로 발걸음 돌리는 최경환

입력 2016-07-17 10:31
업데이트 2016-07-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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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정치인생 ‘기로’…당권 개입 논란 차단하며 ‘장고’

새누리당 내 친박(친 박근혜) 핵심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이 정치인생 최대의 기로에 섰다.

4·13 총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인 끝에 당권을 포기하게 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진 것은 물론이고 향후 차기 전대 결과에 따라 정치적 행동 반경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최 의원의 컴백으로 한때 비박(비 박근혜)계가 지도부를 장악했던 당내 권력 지형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이와는 다른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최 의원은 당분간 유럽에 머물며 향후 정치행로를 놓고 ‘장고’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19일부터 약 2주일 이상 유럽에 체류할 예정인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출장도 포함된 일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정치적으로 수세에 놓인 최 의원이 ‘새로운 모색’을 해보려는 포석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대 기간 있을 수 있는 불필요한 개입 논란을 미리 차단하면서, 동시에 현재의 정치적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는데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료 출신의 최 의원은 지난 2002년 이회창 대통령후보 특보로 정치에 입문, 17대 총선에서 원내 입성에 성공한 이래 내리 4선을 이뤄낸 ‘성공한 정치인’이다.

‘관운’(官運) 또한 남달랐다. 2007년 17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선주자 캠프에 몸담았음에도 곧바로 이명박 대선후보 선대위와 당선인 인수위에서 활동했고, 이후 이명박정부의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지냈다. ‘탕평’의 대표적 수혜자였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19대 국회에서도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자마자 곧장 ‘내각의 2인자’ 격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기용돼 1년 5개여월간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했다.

이처럼 무려 15년에 걸쳐 그야말로 탄탄대로만을 달려온 그의 정치여정을 생각하면 차기 당권 장악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특히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고 ‘정치적 적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정권재창출을 이뤄내려면 최 의원의 당권 탈환이 우선적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렇다 할 구심점을 꼽기 어려운 비박계로서는 최 의원 주위로 집결하는 당내 주류의 조직력을 당해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4·13 총선 패배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비록 최 의원이 공천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집권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한 책임론이 당내 친박계 핵심인 그에게 온전히 쏠렸다.

특히 장관·청와대 참모 출신 후보들을 골라 지원유세를 펴고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은 유승민 의원과 각을 세우면서 ‘진박 감별사’로 불렸던 게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비박계 주자들은 물론 친박계 주자들마저 최 의원의 총선 책임론을 노골적으로 제기하면서 더욱 더 코너로 내몰리게 됐다.

최 의원으로서는 친박계의 조직력에 기대어 출마를 강행할 경우 과거 어느 때보다 극심한 계파 전면전으로 비화할 게 불을 보듯 뻔하고, 이 경우 또다시 총선 책임론의 한가운데에 서는 부담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맥락에서 최 의원으로서는 백의종군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럽으로 떠나는 최 의원은 큰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당권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당내 친박계의 존재감을 지켜내고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을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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