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찾아 둥지튼 與 전대 주자들…‘吉日’ 점치기도

‘명당’ 찾아 둥지튼 與 전대 주자들…‘吉日’ 점치기도

입력 2016-07-03 10:26
업데이트 2016-07-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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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김용태 위아래층, 정병국은 이주영 맞은편 같은층강석호, ‘모바일 투표’ 대비 사무실·인력 “실속형으로”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8·9 전당대회 주자들이 ‘결전’을 1개월여 앞두고 하나둘씩 여의도에 캠프를 차리고 있다.

월 임차료가 3.3㎡당 8만∼10만원인 캠프 사무실의 자리다툼부터 치열하다. 출마를 결심한 주자들은 과거 대선이나 전대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건물에 일찌감치 둥지를 틀었다.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주자는 이주영 의원이다. 3일 오전 출마를 선언하는 이 의원은 여의도 당사 주변의 한 건물 11층에 캠프 사무실을 꾸리고 이미 집기도 들여놓은 상태다.

특히 이 의원이 입주한 건물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차렸던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4년 7·14 전대에서 서청원·김무성·홍문종 의원의 캠프 사무실이 있던 곳이기도 해 국회 인근의 ‘명당’으로 꼽힌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맞은편 건물 11층에는 비박(비박근혜)계 정병국 의원의 캠프 사무실이 자리를 잡았다. 전대에서 ‘1위’를 하려고 두 의원 모두 11층에 사무실을 냈다고 한다. 창문을 열면 상대방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다.

정 의원은 이르면 오는 6일 의원총회에서 전대룰이 윤곽을 잡으면 곧바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정 의원이 입주한 건물 역시 지난 2012년 5·15 전대에서 정우택 의원 등이 입주한 ‘명당’이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지난주 캠프 사무실을 냈다. 공교롭게도 이 의원과 같은 건물의 10층이다. 위아래층에 사무실이 있어 보안이 생명인 선거전략의 노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양측에서 나올 정도다.

이번 전대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거 전대와는 다른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이·정·김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 대표 선거와 비교해 여론의 주목을 덜 받을 수밖에 없는 최고위원 도전자들은 되도록 캠프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는 강석호 의원은 당 대표 도전자들이 입주한 건물 두 곳을 놓고 저울질 중이지만, 사무실을 얻더라도 규모는 ‘실속형’으로 할 계획이다.

강 의원 캠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대에서 모바일투표가 도입되는 등 선거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에 대비해 꼭 필요한 인력으로만 캠프를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원유철·이정현·한선교·홍문종 등 잠재적 후보들도 보좌진이 부동산 중개업자 등을 만나 적당한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후보 측에선 전대 출마선언 날짜를 잡으려고 ‘길일(吉日)’이 언제인지 알아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전대가 치러지는 다음 달 9일은 대표적 길일로 꼽히는 칠석(七夕·음력 7월7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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