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군의관 손본다…격오지 부대로 전출

‘불량’ 군의관 손본다…격오지 부대로 전출

입력 2016-05-30 09:53
수정 2016-05-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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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부상자 발생시 대응 미흡 우려도

앞으로 환자를 부하 다루듯 하는 등 불친절하거나 근무 태도가 불량한 군의관은 격오지 부대로 전보된다.

국방부는 30일 인사관리 훈령에 불친절·불성실 군의관의 비선호 근무지 배치를 내용으로 하는 ‘군의관 인사관리’ 조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훈령에 따르면, 불친절하게 환자를 진료하거나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이른바 ‘불성실 군의관’은 비선호 근무지역으로 보직을 조정할 수 있다.

‘불성실 군의관’은 ▲진료 친절도 평가결과 하위 5%에 해당하거나 ▲불친절 민원 3회 이상 제기된 경우 ▲의무기록을 불성실하게 작성한 군의관 등을 대상으로 ‘보직조정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또 징계를 받거나 현역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배치될 비선호 근무지역은 각 군의 특성을 고려해 각 군 참모총장이 정하도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교통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부족해 근무여건이 열악한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나 서북도서 부대 등이 비선호 근무지역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성실 군의관’을 결정할 심의위원회는 육군 각 사단 및 여단, 해군과 공군의 각 본부, 의무사령부의 병원급 부대에서 운영되며, 매년 진행되는 인사교류 전에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는 수시로 열 수도 있다.

심의위원회는 심의 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최선임이 맡는다.

중위나 대위로 임관해 36개월 간 복무하는 군의관은 통상 임관 직후에는 일선 부대로 배치돼 1년 6개월 안팎 근무한 뒤 인사교류를 통해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군 병원으로 옮겨서 남은 기간을 채우고 제대한다.

지금까지는 한번 군 병원으로 이동하면 근무지가 다시 조정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제대가 가까워져 오는 군의관은 근무기강이 해이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은 복무 기간과 관계없이 언제라도 비선호 근무지로 전보될 수 있기 때문에 전역할 때까지 성실한 근무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충돌 등 돌발상황으로 부상자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방 등 격오지 부대에 ‘불성실 군의관’을 배치하면 조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비선호 지역이 반드시 격오지 부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가 현재 근무하는 곳보다 비선호하는 지역이라는 의미”라면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그런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의관들의 불성실한 진료 태도는 꾸준히 문제가 돼 왔다.

병원을 찾아오는 사병들을 ‘환자’라기 보다는 ‘부하’로 여겨 불친절하게 대하는 경우는 약과다.

환자를 진료하고도 귀찮다는 이유로 국방의료 정보체계에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심지어는 의료인이 아닌 의무병에게 자신을 대신해 약을 제조하거나 주사를 놓도록 지시하는 경우가 적발되기도 했다.

불성실한 근무태도는 때로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2005년에는 전역 보름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숨진 고(故) 노충국 씨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당시 노 씨 가족들은 군 병원에서 수차례 진료를 받았지만 위궤양으로 잘못 판정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군의관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들어오자 환자의 진료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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