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강골의 대결’…김종인-이해찬, 총선 길목서 정면충돌

‘두 강골의 대결’…김종인-이해찬, 총선 길목서 정면충돌

입력 2016-03-15 17:16
업데이트 2016-03-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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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선거 위해 李 용퇴해야”…“정권교체 위해 무소속 출마”

이해찬 의원의 총선 공천 배제를 둘러싸고 조성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이 의원간 갈등이 15일 양측 모두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의원 공천배제라는 김 대표의 총선 승부수에 맞서 이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배수의 진으로 맞서며 산전수전 다 겪은 두 정객이 강대강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전제군주인 ‘차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거침없이 당권을 행사해온 김 대표 앞에서 대부분의 낙천자들이 머리를 숙였지만 이 의원은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김 대표에게 맞서는 모양새다.

‘강골’ 기질의 두 사람은 지난 11일 ‘이해찬 용퇴론’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대치했다.

김 대표가 당시 자신의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이 의원의 공천을 보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이 의원은 즉각 출마 의지를 내비친데 이어 이튿날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강행했다.

뒤이어 김 대표가 14일 이 의원의 공천배제를 결정하자 이 의원은 불과 하루만인 15일 더민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김 대표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김 대표가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이 의원을 공천에서 전격적으로 탈락시킬 것이라고도, 이 의원이 무소속 출마까지 감수하며 반발할 것이라고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현재 두 사람은 각자 본인의 선택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체 선거판을 위해 이 의원의 용퇴가 불가피하다”며 공천 배제를 밀어붙였다고 한다. 세종시 한 석을 잃더라도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호남과 중도층 지지 확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더민주에 돌아오겠다며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친노 지지층을 묶어두고 외연을 확대하려는 김 대표의 구상에 일정한 차질이 빚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의원은 “저 이해찬은 불의에 타협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다”며 김 대표를 비판하면서 “세종시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미래”라며 친노 지지층의 정서를 건드리기도 했다.

양자 간 대치가 치킨게임처럼 이어지면서 이번 총선이 두 사람의 정치적 명운을 결정할 중대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총선에서 패배하면 친노를 포함한 범친노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을 공산이 커보인다. 한때 김 대표를 두고 ‘문재인의 킹메이커’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이번 일을 거치면서 김 대표와 친노 간 거리가 더 멀어진듯한 형국이다.

이 의원 역시 총선에서 당선되면 김 대표와의 ‘복수혈전’에서 승리해 금의환향하겠지만 패배할 경우 정치생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이 의원이 무소속으로 세종시에서 당선되고, 김 대표는 ‘친노 패권 청산’ 의지를 수도권과 호남 유권자로부터 인정받아 전체 선거전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경우 두 사람 모두 ‘윈-윈’ 하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와 이 의원의 ‘구연(舊緣)’도 새삼 관심을 모은다. 김 대표는 전국구 의원을 두 번 지낸 뒤 1988년 13대 총선 때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다가 당시 평민당 후보로 나섰던 이 의원에게 패배했다.

28년만에 재현된 김 대표와 이 의원의 정면승부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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