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대 이후가 더 걱정”…후유증 치유론 고개

野 “전대 이후가 더 걱정”…후유증 치유론 고개

입력 2015-02-05 15:36
업데이트 2015-02-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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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돼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전대 이후 상황이 걱정된다.”

차기 당권의 향배를 가를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말이다.

이번 전대가 정책·비전 경쟁이 실종된 상태에서 극한 대결로 치달으면서 벌써부터 ‘포스트 전대’의 암운이 짙게 드리워진 형국이다. 더욱이 막판에 불거진 룰 파동으로 인해 일각에서 경선 불복 사태에 대한 섣부른 우려까지 고개를 드는 등 양측간 갈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5일에는 전대준비위의 경선룰 유권해석은 무효라는 가처분신청까지 제기되는 등 전대 갈등이 송사로까지 비화됐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에다 영·호남의 대표주자라는 문재인, 박지원 후보의 상징성은 전대 과정에서 선명한 대비구도를 낳으며 진영간 전면대결 양상으로 확전됐다. 양측의 갈등이 골깊은 앙금을 남기면서 전대 후 내분이 오히려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인영 후보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혁신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당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모처럼 오른 당 지지율마저도 까먹게 생겼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친노 배제론’까지 꺼내들며 친노·비노 대결 종식을 외쳤고, 박 후보도 ‘통합 후보’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새 지도부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상대측이 당권을 장악하면 자칫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듯 문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당대표가 되면 지금의 갈등과 분열 해소에 저를 바치겠다. 다 끌어안겠다”며 “대표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제 단심(丹心)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 계파 계보의 기역 자도 안 나오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노 진영 사이에서는 “당이 쪼개질 수 있다”며 분당론까지 입에 올리며 ‘문재인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다. 한 비노 의원은 “문 후보가 탈계파를 외치고 있지만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며 “당장 당이 깨지진 않겠지만 경우에 따라 분열의 빌미가 제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박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호남당’과 ‘과거 회귀’의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총·대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인사는 “박 후보를 얼굴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는가”라며 “지역당과 구시대 프레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 ‘국민모임’을 핵심축으로 진보진영 재편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도 새정치연합으로선 잠재적 위협요소이다. 국민모임을 포함, 신당 논의가 물밑에서 여러갈래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전대 후 내부갈등을 이른시기에 봉합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의 길목에서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장 국민모임이 4월 재보선 적극 참여를 선언하면서 새 지도부는 야권분열이 현실화된 속에서 재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중대 시험대에 서게 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선출로 인해 집권여당의 ‘좌클릭’ 행보가 예고되고 있는 것도 여당과의 차별화를 기해야 하는 새정치연합으로선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은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추락하자 변화를 선택하며 국민눈치를 보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우리는 집안싸움으로 날을 새우고 있어 자괴감을 느낀다”며 “전대 후에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성곤 전대준비위원장은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뭉칠 때는 확실히 단합하는 전통이 있는 만큼, 전대가 끝나면 서로 악수하고 화해하면서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가 끝난 뒤 불복하고 헤어진 적은 없다. 그게 한국 60년 야당사의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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