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전곡 녹음, 탄생 250주년 기념할 만한 도전”

“베토벤 전곡 녹음, 탄생 250주년 기념할 만한 도전”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0-12-15 17:24
업데이트 2020-12-1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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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영·이진상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
한국인 음악가 첫 발매… 3D 음향 작업

“이 교수 매끄러운 피아노 연주가 제격”
“베토벤·바이올린·백주영 ‘3ㅂ’ 만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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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앨범 표지. 프레스토아트 제공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앨범 표지.
프레스토아트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서울대 교수와 피아니스트 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을 세 장의 음반에 담았다. 그간 전곡이 리사이틀 무대에 흐른 적은 있지만 음반을 남기는 것은 한국인 음악가로는 처음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왼쪽)과 피아니스트 이진상(오른쪽)이 지난 11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을 녹음해 앨범을 발매했다. 몇 작품 외에는 자주 연주되지 않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까지 모두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프레스토아트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왼쪽)과 피아니스트 이진상(오른쪽)이 지난 11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을 녹음해 앨범을 발매했다. 몇 작품 외에는 자주 연주되지 않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까지 모두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프레스토아트 제공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를 10곡이나 남겼지만 정작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몇 가지 곡만 자주 연주했다. 특히 서정적인 첫 작품 1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 소나타’ 등이 주로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사랑받았는데, 다른 곡들이 피아노가 중심인 선율에 바이올린을 덧댄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 이 작품들은 바이올린이 진짜 주인공이 돼 두드러지게 음악을 이끌어 가는 곡으로 꼽힌다. 쉽지 않은 연주에 좋은 피아니스트까지 함께해야 하는 터라 전곡을 음반에 담는다는 게 바이올리니스트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폴란드의 거장 작곡가 크슈토프 펜데레츠키로부터 ‘안네-소피 무터를 이을 바이올린 여제’라는 극찬을 받은 백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15일 이 교수와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토벤은 역시 피아니스트”라고 운을 뗀 뒤 “작곡 기법이나 음의 배열, 화성, 진행이 전체적으로 바이올리니스트에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너무 아름다워 열심히 극복하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할 도전으로 삼았고 2년 전부터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물색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 교수에게 제안했다. “어려운 요청을 하는 입장이니 저보다 어린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면 더 들어주지 않을까 했다”고 농담을 섞었지만 당연히 이 교수의 매끄러운 연주가 베토벤 연주에 제격이었다. 이 교수는 “베토벤, 바이올린, 백주영. ‘3ㅂ’을 만났는데 무슨 고민을 하겠나. 흔쾌히, 감사히 하겠다고 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계획을 세워 지난 7월 말부터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녹음을 이어 갔고, 넉 달가량 작업하면서 지난 11일 음반을 발매했다. 3D 음향 작업으로 공간감까지 더해진 풍성한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앨범 표지에 이 교수 사진이 더 앞쪽에 크게 담긴 것을 두고 ‘피아노 비중이 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상징한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깔끔한 피아노 선율에 백 교수의 깊이 있는 연주가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이 교수는 “베토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낸 인물이라는 게 올해 더욱 와닿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 연주자는 내년 리사이틀에서 관객들과 마주하며 뒤늦게나마 베토벤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0-12-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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