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태자의 진짜 ‘동궁’, 월지 서편 아닌 동편에 있었다

신라 태자의 진짜 ‘동궁’, 월지 서편 아닌 동편에 있었다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5-02-07 00:00
수정 2025-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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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청, 발굴 성과… 건물지 확인
넓은 마당에 연못 갖춘 대형 건물
개 제물 등 신라 이전 의례 흔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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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인왕동 일대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궁궐 유적의 모습. 가운데 부분의 과거 안압지로 불렸던 ‘월지’(인공 연못)를 기준으로 해 왼쪽이 기존에 동궁으로 알려졌던 공간이며 오른쪽이 이번에 진짜 동궁으로 밝혀진 곳이다. 기존에 동궁으로 알려졌던 공간은 규모가 크고 지대도 높아 왕의 공간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제공
경북 경주 인왕동 일대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궁궐 유적의 모습. 가운데 부분의 과거 안압지로 불렸던 ‘월지’(인공 연못)를 기준으로 해 왼쪽이 기존에 동궁으로 알려졌던 공간이며 오른쪽이 이번에 진짜 동궁으로 밝혀진 곳이다. 기존에 동궁으로 알려졌던 공간은 규모가 크고 지대도 높아 왕의 공간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제공


통일신라 시대 태자(왕위 계승이 예정된 후계자)가 기거했던 장소인 동궁의 위치가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언론공개회를 열고 그동안 학계에서 추정했던 ‘월지’(옛 명칭은 안압지)의 서편에 있는 대형 건물터가 아닌 동편의 공간이 동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679년 기록에 따르면 “동궁을 짓고 처음으로 궁궐 안팎 여러 문의 이름을 지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기존에 동궁으로 추정했던 곳(월지 서편)은 월성(신라 궁궐이 있던 도성)의 동쪽에 위치해 동궁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변보다 높게 조성된 대지 위에 위치하며 건물 자체의 위계도 높은 점 등으로 인해 동궁으로 확정 짓기는 어려웠다.

유산청은 최근 조사로 월지 동편에서 서편보다 한 단계 낮은 위계의 건물지가 추가 확인됨에 따라 동편 건물지를 동궁, 서편 건물지는 왕의 공간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현재 남아 있는 유구(토목건축 구조를 알 수 있는 자취)를 고려하면 동궁의 중심 건물은 정면 5칸(약 25m), 측면 4칸(약 21.9m) 규모로 추정된다. 왕의 공간으로 추정되는 서편 건물은 정면 7칸, 측면 4칸 규모로 동궁보다 크다. 계단 진입 부분을 기준으로 한 높이도 서쪽(해발 52.6m)이 동쪽(해발 50.3m)보다 높다.

동궁에서는 복도식 건물에 둘러싸인 건물과 넓은 마당 시설, 정원 안에 있는 원지(연못)의 흔적을 찾아냈다. 또한 왕족이 썼을 법한 수세식 화장실 유적이 처음 확인되기도 했다.



유산청은 경주 월성 일대에서 개를 제물로 바친 듯한 신라 시대 이전의 의례 흔적도 확인해 공개했다. 당시로서는 고급품인 옻칠한 상자, 목걸이 등도 함께 발견돼 1700여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예를 표했는지 밝힐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2025-02-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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