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분열, 끝이 아닌 시작… 美역사상 이런 대선은 없었다

최악의 분열, 끝이 아닌 시작… 美역사상 이런 대선은 없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11-03 22:40
업데이트 2020-11-04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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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주인 누가 돼도 대혼란

‘美우선주의’ 트럼프 조기승리 선언 조짐
‘민주주의 회복’ 내세운 바이든과 혼전세
총기 위협·도심 가림막·백악관 인근 통제
한국시간 오늘 오후 3시쯤에 투표 종료
트럼프·바이든, 뉴햄프셔 첫 개표서 각각 한 곳씩 승리
트럼프·바이든, 뉴햄프셔 첫 개표서 각각 한 곳씩 승리 제46대 미 대통령 선거일인 3일 0시(현지시간) 가장 먼저 투표가 시작된 동부 뉴햄프셔주 산골 마을 딕스빌노치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주민 100명 미만 지자체는 0시에 투표를 시작해 결과를 곧바로 공개, 딕스빌노치는 1960년 이후 60년간 대선의 첫 테이프를 끊는 마을이 됐다. 이곳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5대0으로 이겼고, 인근 밀스필드에선 16대5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섰다.
딕스빌노치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민주주의 회복’을 두고 유권자의 선택이 시작됐다. 22개월의 대장정이 끝나는 날 미 언론들은 최악의 분열 속에 치러진 이번 대선 후 사회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후유증을 먼저 걱정했다. 3일(현지시간) 0시 뉴햄프셔주의 작은 산간마을인 딕스빌노치와 밀스필드에서 가장 먼저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미 전역의 사전투표 규모는 약 1억명에 달했다. 정치적 양극화와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빚어낸 결과다. 두 후보도 이미 사전투표를 마쳤다.

사상 최대 우편투표로 예년처럼 선거 이튿날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혼돈은 불가피하다. 초반 우세가 예상되는 트럼프 캠프가 ‘조기 승리 선언’을 한 뒤 우편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올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일찌감치 시사해 불복 선언은 정국 혼란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우편투표) 개표 중단 강요는 선거 절차에 대한 전복이며 유권자의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핵심 경합주 승부의 혼전세가 치열해지자 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매사추세츠·텍사스주 등은 주방위군이 대비태세에 들어갔고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심의 빌딩에는 유리창마다 나무 가림막이 설치됐다. 백악관 인근도 통제됐다. 이미 선거 전부터 버지니아·텍사스주 등지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상대편에 대해 총기나 차량으로 위협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펜실베이니아주다.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2.6% 포인트 앞섰지만, 선거 직전 3일간 8개의 여론조사 중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점친 것도 3개다. 두 후보는 선거 전날 펜실베이니아에서 맞붙었다. 바이든 후보는 피츠버그에서 “우리는 두려움보다 희망을, 분열보다 단결을, 소설보다 과학을, 거짓보다 진실을 택한다. 민주주의를 되찾을 때”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고향 스크랜턴에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부유하게, 자랑스럽게, 안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를 밝혔다. 이날 동부에서 시작된 투표는 서부 및 하와이를 거쳐 한국 시간 4일 오후 3시 무렵 알래스카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11-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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