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태어난 美 샌디에이고 명물
미국 대통령 임기 20번 넘게 지켜봐
두번의 세계대전과 팬데믹…산증인
고령에 따른 뼈 질환 악화로 안락사
2024년 10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먹이를 씹고 있는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 동물원은 그래마가 고령에 따른 뼈 질환으로 141살인 2025년 11월 20일 안락사 처분됐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샌디에이고 동물원 제공)
2023년 5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먹이를 씹고 있는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 동물원은 그래마가 고령에 따른 뼈 질환으로 141살인 2025년 11월 20일 안락사 처분됐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샌디에이고 동물원 제공)
19세기에 태어난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여왕’ 거북이가 141살로 생을 마감했다.
22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 동물원 측은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고령에 따른 뼈 질환 악화로 20일 안락사 처분됐다고 밝혔다.
그래마는 미국 제21대 체스터 A. 아서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1884년 갈라파고스섬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대영제국을 통치하던 시기로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지기도 전이다.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1809~1882) 역시 그래마와 인연이 없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1835년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방문했을 당시 그래마의 부모 세대쯤 되는 거북들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간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두 차례의 팬데믹은 물론 20명 넘는 미국 대통령을 겪은 거북이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꼬마’ 수준인 셈이다.
그래마는 갈라파고스섬에서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으로 옮겨진 후 40살이 넘은 1928년~1931년 샌디에이고로 와서 한 세기에 걸친 긴 여생을 보냈다.
동물원 측은 “동물원의 설립자인 해리 웨게포스 박사가 직접 도착한 것을 환영했다는 얘기는 전설로 남아 있다. 그래마가 남긴 유산은 동물원의 역사 전체에 걸쳐 있다.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동물원의 ‘왕할머니’ 격인 그래마는 다정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으로 동물원의 ‘여왕’이라 불렸다고 한다. 이름 그래마(Gramma) 역시 ‘할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다.
동물원 측은 “그래마는 동물원의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 가족들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며 거북이의 죽음을 애도했다.
갈라파고스땅거북은 몸이 1.8m까지 자라고 무게는 약 180㎏에 달하는 장수 동물이다.
장수의 비결은 ‘정화’ 능력이다.
연구에 따르면 갈라파고스땅거북은 노화에 따라 축적되는 독성 물질을 생리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주 퀸즐랜드 남동부 동물원에서 갈라파고스땅거북 ‘해리엇’이 176살로 사망한 기록이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 산 거북이는 남대서양 세인트헬레나섬에 서식하는 세이셸코끼리 거북 ‘조나단’으로, 현재 190살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갈라파고스땅거북은 멸종 위기종이기도 하다.
갈라파고스섬에서 확인된 갈라파고스땅거북은 총 15종인데, 이 중 3종은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고령에 따른 뼈 질환으로 지난 20일 안락사 처분됐다고 밝혔다. 141세. 2025.11.22 샌디에이고 동물원 제공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고령에 따른 뼈 질환으로 지난 20일 안락사 처분됐다고 밝혔다. 141세. 2025.11.22 샌디에이고 동물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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