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막말 주워담느라 진땀…케리와 공동회견서 ‘망신’

보리스 존슨, 막말 주워담느라 진땀…케리와 공동회견서 ‘망신’

입력 2016-07-20 16:32
업데이트 2016-07-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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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오바마에 ‘막말’…케리, 존슨에 덕담 늘어놓으며 “이게 외교라는 겁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파 수장으로 영국 새 내각에 입성한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다가 과거 각국 지도자들을 향해 퍼부었던 막말을 해명하라는 요구를 받으며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이후에도 변함없는 영국과 미국의 특수관계를 보여주려고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 취재진으로부터 과거 세계 지도자들에 대해 했던 말들에 대해 사과할 것인지, 아니면 외무장관으로서 그대로 안고 갈 것인지 질문을 받았다.

기자 출신인 존슨 장관은 2007년 텔레그래프 칼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을 “정신병원의 사디스트 간호사처럼 염색한 금발 머리에 차가운 눈빛을 가졌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올해 4월 영국을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부분적으로 케냐인”이라는 발언으로 공격했다.

한 기자는 존슨이 했던 말들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들’이라고 비판하며 해명을 요구했으며 존슨은 이에 움찔하기도 했다.

그는 “30년간 내가 쓴 많은 것들에 대해 그렇게(사과) 하려면 끔찍하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농담으로 겨우 눙쳤다.

존슨 장관은 또한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산 말들도 있고, 앞뒤 맥락을 파악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자신이 만난 세계 지도자들은 자신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말한 것들과 유사한 뜻을 가진 표현이 많이 있고 어떻게 오해된 것인지 나도 잘 모를 말들도 있다”며 “문맥에 맞게 제대로 읽은 사람 대부분은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고 국제 현장에서 만난 사실상 모든 이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명을 하면서도 존슨 장관은 말실수를 하는 등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존슨 장관은 아울러 “우리는 대단히 심각한 이슈를 마주하고 있다. 시리아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악화하고 있으며 다루기 어려운 예멘 위기, 급증한 이집트 위기도 있다. 30년간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 캐낼 수 있는 부수적인 말들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들”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나 이 설명을 비롯해 존슨 장관이 두 차례 언급한 ‘이집트에서의 위기’는 최근 쿠데타 시도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터키에서의 위기’ 상황을 말하려다가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과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은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케리 장관은 존슨 장관 지원에 나섰다.

그는 “우리 EU 대사가 존슨과 같이 옥스퍼드대에 다녔는데 존슨이 대단히 영리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며 “바로 이 사람이 내가 함께 일하면서 좋은 일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보리스 존슨”이라며 분위기 띄우기에 노력했다.

이런 덕담에 존슨은 민망한 듯이 웃으며 “그만하시죠”라고 사양하고 케리에게 감사 인사를 했으며 케리는 바로 존슨에게 다가가 그의 옆구리를 툭툭 치면서 “이게 바로 외교라는 거예요, 보리스”라고 유머를 던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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