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가 움직였다”…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 케리ㆍ케네디 역할론

“2K가 움직였다”…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 케리ㆍ케네디 역할론

입력 2016-05-12 10:57
업데이트 2016-05-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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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시다 외무상ㆍ사이키 외무차관 “사죄요구 안해” 전달“오바마 지난 5일 결단…美정부 2월부터 일본 여론 탐색”

“2K가 대통령을 움직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는 27일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廣島) 방문이 성사된데는 미국 정부 내에 ‘2K’의 역할이 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K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를 말한다.

지난해 여름 2016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회담을 히로시마에서 열기로 결정된 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사무차관은 케네디 대사와 각각 별도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오바마 대통령이나 케리 장관이 히로시마를 방문해도 일본은 사죄를 요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전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주제로 연설하고 노벨 평화상을 받은 뒤 일본 내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한 피폭 지역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長崎) 방문 요구가 비등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일본측의 사과 요구였다. 일본측이 원폭 투하 주체인 자신들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경우 대응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한 듯 기시다 외무상과 사이키 사무차관이 케네디 대사에게 “사과 요구를 않겠다”고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아울러 기시다 외무상 등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피폭지를 방문한다면 핵무기 폐기에 대한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측은 일본 정부의 ‘퇴로’ 약속에도 불구하고 원폭 피해자 등을 중심으로 한 일본 국민의 정서는 다를 수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신중론을 견지했다.

케네디 대사는 워싱턴을 찾았을 때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현직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의 의미, 그리고 방문을 열망하는 일본 내 분위기를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힘을 실어준 사람은 존 케리 국무장관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1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기시다 일본 외상에게 ‘원폭 돔을 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원폭 돔 참관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충격적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피폭지) 방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일본 정부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반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리 국무장관 등으로부터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여론을 두루 청취한 뒤 지난 5일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현안을 챙긴 뒤 조 바이든 부통령과 1시간 가량 오찬을 함께 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저녁엔 워싱턴 근교 부대로 발걸음을 옮겨 병사들을 상대로 연설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측근들에게 히로시마 방문 결심을 전했다.

이와 함께 아사히는 미국 내의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검토해 왔다고 전했다.

당시부터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일본 정부 관계자나 학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일본인이 어떻게 생각할지, 원폭투하에 대해 사과를 안 하는데 대해 일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에 대해 의견을 수집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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