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마이너스 금리가 다음 위기 초래”

스티븐 로치 “마이너스 금리가 다음 위기 초래”

입력 2016-02-19 10:41
수정 2016-02-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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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가 새로운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가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로치 교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마이너스 금리로의 전환이 금융불안 위험을 가져오고, 차후 위기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치 교수에 따르면 이전에 중앙은행들은 차입 비용을 낮추고, 자산가치를 끌어올려 부의 효과를 자극함으로써 총 수요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그러나 지금은 중앙은행에 예치된 초과 지준금에 페널티를 부과해 펀드의 수요와 상관없이 신용 쪽의 공급, 즉 은행 대출을 촉진해 경기를 부양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를 괴롭혀온 “본질을 간과한 것”이라며 위기 해결의 중점을 총 수요를 늘리는 데 둬야 한다고 로치 교수는 주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경제는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 여파로 초래된 ”부채 거부 신드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자산가격 추락으로 부채가 자산을 웃돌 경우 경제 주체들이 부채 축소에 몰두해 발생하는 불황을 말한다. 금리를 내려도 과도한 빚 부담에 소비와 투자가 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일본은 지난 24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8%를 벗어나는 데 실패했으며, 미국은 8년간 평균 1.5%의 성장에 그치고 있다. 유로존은 2008년에서 2015년까지 평균 성장률이 0.1%에 그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은 모두 대규모 양적 완화 조치를 내놓았으며 두 중앙은행은 이미 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총수요를 일으키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는 게 로치 교수의 판단이다.

로치 교수는 문제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제로 위에서 내리거나 올리는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과 양적 완화나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비전통적 정책 수단이 갖는 효과에 차이가 없다고 믿는 그릇된 신념“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려 차입비용을 낮추는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은 주택건설, 자동차 금융, 기업 자본투자 등 신용에 민감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다시 자산 가치에 심리적인 혹은 실질적인 영향을 주며 파급 효과는 강화된다.

반면, 양적 완화나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비전통적인 수단은 실물이 아닌 자산시장을 통해 부의 효과를 주로 작동시킨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로치 교수는 중앙은행들은 금융불안을 무시하다 버블을 초래했고, 이것이 실물 경제를 왜곡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버블 붕괴 이후 대차대조표 불황이 나타났지만, 중앙은행들의 해법은 거의 바닥난 상황임에도 정치인들은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보다 점점 더 중앙은행의 유동성 투입에 의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총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에 신규 대출을 늘리지 않는다고 수수료를 물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1990년대 일본 기업들을 망하게 한 ‘좀비 대출’을 늘리는 일이라며 마이너스 금리가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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