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여러 개’ 다중성계 탄생 초기 장면 첫 포착

‘태양이 여러 개’ 다중성계 탄생 초기 장면 첫 포착

입력 2015-02-12 03:08
업데이트 2015-02-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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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스위스·영국 등 다국적 연구팀 ‘네이처’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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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여러 개’ 다중성계 탄생 초기 장면 첫 포착
’태양이 여러 개’ 다중성계 탄생 초기 장면 첫 포착 태양 같은 항성(恒星)이 여러 개 있어 서로의 주위를 도는 다중성계(多重星系)의 탄생 초기 장면이 최초로 포착됐다. 지구로부터 약 800광년 떨어진 ’바나드 5’라는 밀도 높은 가스 덩어리에서 항성들이 태어나는 모습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한 그림.
연합뉴스
태양 같은 항성(恒星)이 여러 개 있어 서로의 주위를 도는 다중성계(多重星系)의 탄생 초기 장면이 최초로 포착됐다.

다중성계는 우리 은하에서 매우 흔한 존재다. 우리 태양계에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도 ‘알파 센타우리 A·B’와 ‘프록시마 센타우리’ 등 3개의 항성으로 이뤄진 3중성계다.

그러나 이런 다중성계가 형성되는 초기 과정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별이 실제로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ETH 취리히) 산하 천문학 연구소의 하이메 피네다를 제1저자로 하는 다국적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발간되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VLA,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있는 GBT, 하와이주에 있는 JCMT 등 초대형 관측시설들을 이용해 이런 모습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페르세우스 별자리에서 항성들이 활발하게 태어나는 지역 중 ‘바나드 5’, 줄여서 ‘B5’라고 불리는 밀도 높은 가스 덩어리를 연구했다.

이 가스 덩어리는 지구로부터 약 800광년 떨어져 있다.

연구진은 여기에서 한 개의 젊은 초기항성(protostar)과 밀도가 높은 물질 덩어리 3개를 발견했으며, 관측 자료와 물리학의 법칙을 토대로 이들이 향후 4만년간 더욱 응집된 후 항성이 되리라고 전망했다.

B5 안의 가스 응집은 우리 태양 질량의 10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 질량을 가진 항성들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되며, 이 항성들 사이의 거리는 지구-태양간 거리의 3천배 내지 1만1천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 응집 상황을 계산해 본 결과, 여기서 형성될 항성 4개 중 2개는 서로의 주위를 비교적 가까이서 돌게 되며, 이 두 항성에서 꽤 떨어진 궤도를 다른 하나가 돌 것으로 보인다. 또 나머지 하나는 이 다중성계로부터 이탈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 말해 약 4만년 후면 B5에서 안정된 3중성계가 형성되고 나머지 한 항성은 이로부터 이탈할 것이라는 얘기다.

연구 책임자인 피네다는 “이 가스 응집들이 중력으로 묶여 있으므로 결국 다중성계를 형성할 것”이라며 “이렇게 초기 시스템이 중력으로 묶여 있다는 것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피네다는 앞으로 VLA와 칠레에 있는 ALMA 등 관측 시설을 이용해 항성이 형성되고 있는 다른 곳을 관측할 것이라고 말했다.

맨체스터대 조드렐 뱅크 천체물리학센터의 게리 풀러 교수는 “이런 다중성계는 우주에 꽤 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워즈에 나오는 행성 타투인의 하늘에 태양이 두 개 떠 있는 예를 들며 “진짜와 별로 다르지 않다. 실제로 항성들 중 거의 절반이 이런 다중성계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전파천문관측소와 영국 맨체스터대 등 미국과 유럽의 여러 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번 관측 결과는 미국 앰허스트 매사추세츠대의 천체물리학자 스텔라 오프너가 예측했던 다중성계 형성 모델을 입증하는 것이다.

오프너는 가스 필라멘트가 갈라져 나가는 것도 다중성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과정 중 하나이며, 이럴 경우 항성들이 지구-태양 거리의 수천배 거리를 두고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가스 중심부가 갈라져 나가는 것, 신생 항성 주변 궤도를 도는 물질이 갈라져 나가는 것, 중력에 의한 붙잡힘 등이 다중성계의 형성 과정으로 꼽혔다.

오프너는 “우리 태양은 가스 필라멘트가 갈라져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보다 구형에 가까운 물질 덩어리가 응집돼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또 행성 분포를 보면 우리 태양은 다른 다중성계의 일부였던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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