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세계대전 불사” 운운…급박한 시리아정부

“3차 세계대전 불사” 운운…급박한 시리아정부

입력 2013-09-05 00:00
업데이트 2013-09-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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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외무차관 “보복 위한 조치 다 해뒀다”주변국 병력 증강…국제원로그룹은 “군사적 해결 No!”

국제정치 무대에 초대형 이슈로 등장한 미국 주도의 시리아 공습 계획이 실행도 되기 전에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정부의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 군사작전 결의안을 승인했다. 미국 주도의 시리아 공격 계획이 한층 더 진전되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시리아 정부는 3차 세계대전도 불사하겠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공개하는 것으로 맞받아쳤다.

주변국들도 이에 맞물려 국경 병력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 대비에 나선 가운데 국제 원로들은 유엔 조사단의 결과를 기다리자며 군사조치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히고 나섰다.

시리아의 파이살 미크다드 외무차관은 4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시리아 국민 누구도 국가의 독립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시리아 정부는 3차대전이 발발하더라도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크다드 차관은 “공습에 보복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해뒀다”면서도 그 조치가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방을 향한 발언이 다소 유화적으로 됐음에도 러시아의 시리아 지지는 변함없다고도 했다.

그는 “러시아와 이란, 남아프리카 및 아랍 일부 국가들은 서방의 공격을 거부했으며 이 전쟁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 공격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면서도 시리아 정부에 주기로 한 S-300 방공미사일 인도는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사일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소형 연구용 원자로 MNSR에 떨어진다면 대참사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위험성을 시급히 산정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또 지난 3월 시리아 알레포에서 화학무기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반군 것과 비슷하다는 러시아 전문가의 보고서를 인용해 서방국들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만 비난하고 반대 증거는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TV 방송 ‘제1채널’과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부에) S-300 미사일의 일부 부품은 줬지만, 전체적인 인도는 이뤄지지 않았고 중단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0년 시리아와 10억 달러 상당의 S-300 미사일 시스템 4기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300은 러시아가 과거 소련시절 개발해 개량한 것으로 서방의 공습을 막아낼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이번 공격 계획에 대해 안드레이 코코신 모스크바국립대 세계정치학과 학과장은 공격이 실행되면 중동지역의 핵무기 개발 경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란이 군사목적으로 핵개발을 하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며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처럼 핵무기를 갖고자 하는 국가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이타르타스통신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터키는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경 지역에 병력과 무기를 추가 배치했다고 터키 일간지 ‘자만’이 보도했다.

또한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에 1천100명의 군인을 파병한 이탈리아는 레바논과 인접한 시리아 분쟁이 격화됐을 때 자국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군함 2척을 레바논 인근 해역으로 보냈다고 안사 통신이 보도했다.

공습 계획을 두고 국제사회의 찬반양론이 맞선 가운데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설립한 국제 원로 인사들의 모임 ‘디엘더스’(의장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는 “시리아 사태를 군사적으로는 풀 수 없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데스먼드 투투 남아공 명예주교 등이 회원으로 있는 이 단체는 “더 이상의 유혈사태를 중단시키고 정치적 과정을 되살리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분쟁을 끝내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또 지난달 21일 다마스쿠스 외곽의 화학무기 공격을 “비인도적이고 범죄”라고 비판하면서도 어떤 행동에 들어가기 전에 유엔 조사단의 보고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도 이날 자국 TV 연설에서 시리아 공격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화학무기 사용을 누가 했는지 유엔 조사단의 보고가 있기까지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시아파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는 공식적으로 시리아 내전에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수니파가 주축인 시리아 반군의 승리를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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