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TV 샬리트 인터뷰, 화해 무드에 ‘찬물’

이집트TV 샬리트 인터뷰, 화해 무드에 ‘찬물’

입력 2011-10-19 00:00
수정 2011-10-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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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강요된 인터뷰에 충격” 비난…이집트는 “석방 협상에서 합의된 것” 반박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돼 5년간 억류됐던 이스라엘 길라드 샬리트 병사가 18일(이하 현지시간) 석방된 직후 이번 ‘포로 맞교환’을 중재한 이집트의 국영TV가 샬리트 병사와 가진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샬리트 병사를 자국 당국에 인계하기도 전에 민감한 질문이 상당수 포함된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부적절하며, 이번 합의에 포함된 사항도 아니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하마스 간 협상에 포함된 내용이라면서 반박하고 있어 이번 인터뷰를 둘러싼 잡음이 극적으로 조성된 중동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집트 국영TV의 인터뷰를 보면 샬리트 병사는 하마스 조직원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수척하고 창백한 얼굴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이집트 기자는 샬리트 병사에게 영어로 “당신은 붙잡혀 있다는 게 어떤지 잘 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는 4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이 있는데 그들의 석방을 돕기 위해 운동을 벌일 것이냐”고 물었다.

샬리트 병사는 한참을 말을 안 하고 있다가 그 모든 수감자가 석방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기쁠 것이라고 대답했다.

기자는 또다시 “지난 경험이 당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으나 샬리트 병사가 숨을 몰아쉬며 힘겨워하자 인계자가 인터뷰를 중지시켰다.

샬리트 병사는 그 후에야 이스라엘 당국에 신병이 넘겨졌다.

이에 이스라엘 관리들과 언론은 이집트 TV의 인터뷰가 매우 부적절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샬리트가 가족과 얘기를 나누고 고국 이스라엘 땅을 밟기도 전에 그에게 ‘강요된’ 인터뷰에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보안 당국 관리들도 이집트 국영TV의 인터뷰는 석방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한 이집트 관리는 인터뷰를 포함해 샬리트 병사 인계과정의 모든 세부 사항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하마스 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스라엘도 사전에 인터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집트인은 샬리트 병사에게 인터뷰를 강요하지 않았다”며 “샬리트 병사나 이스라엘이 거부했다면 그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인터뷰에 대해 일각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퇴진 이후 국내적인 비판에 직면한 이집트 과도정부가 이번 협상 중재의 성과를 선전하려 무리하게 인터뷰를 강행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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