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혼란에 고개 숙인 홍남기… 46만호 풀지만, 대출은 더 옥죈다

부동산 혼란에 고개 숙인 홍남기… 46만호 풀지만, 대출은 더 옥죈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유대근 기자
입력 2020-12-22 20:54
업데이트 2020-12-23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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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부동산정책 약발 안 받자 사과

“제도 정착 과정서 시장 안정 안 돼 송구”
32만호는 아파트… 연평균 물량 웃돌아
1분기내 가계 부채 선진화 방안도 마련
KB·신한은행 연말까지 신용대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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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며 부동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며 부동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올해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정책 ‘약발’은 나타나지 않고 시장 혼란만 가중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대출 규제와 세금 강화, 실거주 의무 부여 등 갖은 대책을 내놨음에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개정 임대차법으로 전세시장을 들쑤신 것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홍 부총리는 시장 안정을 위해선 충분한 공급이 필수적이라며 내년에 주택 4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 중 새로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대출 추가 옥죄기도 시사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등 강력 조치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투기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라는 확고한 정책 기조하에 수급 대책과 거주안정 대책을 적극 추진했으나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아직 시장이 안정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12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개최한 부동산 장관회의에서 홍 부총리가 사과 표명을 한 건 그간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결자해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7월 31일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을 핵심으로 한 개정 임대차법은 3개월 정도면 정착할 것이란 정부 예상과 달리 아직도 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내년 공급 물량은 주택 총 46만 가구, 아파트는 31만 9000가구”라고 소개했다. 최근 10년 연평균 물량(45만 7000가구)을 웃도는 만큼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1분기 중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가계부문 유동성도 세심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의 발언에 호응하듯 은행들도 연말 신용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23일부터 연말까지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계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긴급 생활안정 자금에 대해선 본부 승인 심사를 거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연말까지 원칙적으로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기로 했다. 고객이 새로 신청하거나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집단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이 2000만원을 넘으면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20-12-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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