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한일과 동맹… 딥시크 견제 나선다

오픈AI, 한일과 동맹… 딥시크 견제 나선다

민나리 기자
입력 2025-02-04 00:18
수정 2025-02-0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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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오늘 카카오와 협업 발표

삼성 이재용·SK 최태원과도 회동
손정의와는 ‘SB오픈AI 재팬’ 설립
인도 등 찾아 글로벌 연대 확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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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오른쪽)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벤트 무대에 함께 오르고 있다. 일본 기업 500곳이 함께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두 회사는 합작사를 세워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크리스털 인텔리전스’를 개발·판매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손 회장이 새 AI 모델을 상징하는 크리스털 볼을 들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손정의(오른쪽)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벤트 무대에 함께 오르고 있다. 일본 기업 500곳이 함께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두 회사는 합작사를 세워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크리스털 인텔리전스’를 개발·판매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손 회장이 새 AI 모델을 상징하는 크리스털 볼을 들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AI 업계에 충격을 던진 가운데 생성형 AI 붐을 일으킨 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소프트뱅크그룹(SBG)과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한 올트먼 CEO는 한국에선 대표 토종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정신아 대표와 만나 전격 동맹을 발표한다. ‘저비용 고효율’을 내세운 딥시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주요국 거점 기업들과 글로벌 동맹 강화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그룹은 3일 생성형 AI 합작 회사 ‘SB오픈AI 재팬’을 설립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AI 합작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일본판이라는 평가다. 손정의 SBG 회장과 올트먼 CEO는 이날 도쿄에서 500개 이상의 일본 기업과 모임을 갖고 합작 회사를 세워 최첨단 산업용 AI ‘크리스털 인텔리전스’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털 인텔리전스는 기업 인사나 마케팅 등 각 조직의 데이터를 집약해 회의 등의 의사결정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BG는 합작 회사에 연간 30억 달러(약 4조 4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일본 일정을 마친 올트먼 CEO는 이튿날인 4일 카카오와의 전격 동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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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이번엔 일본판 ‘스타게이트’
샘 올트먼, 이번엔 일본판 ‘스타게이트’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3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과 일본 도쿄에서 만나 생성형 인공지능(AI) 합작 회사 ‘SB오픈AI 재팬’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손 회장(왼쪽 세 번째)과 올트먼(네 번째) CEO가 참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5000억 달러(약 733조원) 규모의 AI 합작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는 모습. 워싱턴 AFP 연합뉴스


당초 오픈AI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 개발자 100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워크숍인 ‘빌더 랩’을 개최하는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정 대표의 기자간담회에 올트먼 CEO가 깜짝 등장할 것이란 후문이다. 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카카오의 AI 전략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오픈AI와 카카오의 동맹 전략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당초 막대한 비용이 드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개발된 다양한 AI 모델을 필요에 맞게 선택하기로 한 카카오가 오픈AI의 챗GPT 모델을 자사 모델에 활용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한 자체 AI 서비스인 ‘카나나’에 오픈AI의 기술을 접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나나는 올 1분기에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거쳐 연내 정식 서비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간 AI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던 카카오가 오픈AI와 동맹을 맺는다는 소식에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0%(3450원) 상승한 4만 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최근 딥시크 여파의 수혜주로도 떠올랐는데, 저비용 고효율 AI인 딥시크가 대중화되면 국내 테크 기업이 낮은 개발비로 경쟁력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LLM 모델을 개발하지 않기로 한 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올트먼 CEO가 한국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23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처음 방한했고, 지난해 1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본 바 있다. 올트먼 CEO는 이번 방한 기간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는 지난해 1월 방한 당시 워커힐호텔에서 만난 적이 있으며, 같은 해 6월 최 회장이 미국으로 출장을 갔을 때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미팅을 가졌었다

올트먼 CEO의 이번 월드투어가 주목받는 건 최근 AI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딥시크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우방국인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딥시크처럼 저비용 고효율을 내세우더라도 중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건 지정학적인 이유로 쉽지 않다. 이런 점을 파고들어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인데 실제 올트먼 CEO는 방한 일정을 마친 뒤 5일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인도 정부 관리들과 만날 예정이다. 7일엔 독일 베를린, 다음주엔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 정부 정상회의에 합류할 예정이다. 투어의 마지막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AI 서밋이다.

이러한 오픈AI와 딥시크로 대표되는 미중 간의 AI 패권 대결이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금까진 하드웨어는 엔비디아, AI 모델은 오픈AI라는 식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딥시크의 등장으로 ‘저렴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에 국내 기업 입장에선 협상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2025-02-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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