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美금리 오르면 국내 기준금리 하한선도 상승”

이주열 “美금리 오르면 국내 기준금리 하한선도 상승”

입력 2016-09-09 13:49
업데이트 2016-09-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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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으로 서비스업 수요·고용 위축 가능성”“한진해운 법정관리, 거시경제·금융시장에 제한적 영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기준금리의 하한선도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론적으로 기준금리 하한을 말할 때 자금유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금리가 기축통화국 금리보다 높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신흥시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 위험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다양한 국내외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고 국내 채권에 대한 외국 투자가들의 수요가 견조한 점은 자금유출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그는 “수출 회복 속도는 부진하지만 내수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대체로 7월에 전망한 경로에 부합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가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의 상승 가능성과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를 언급함에 따라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한은의 통화정책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실제로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지만 국내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점과 가계부채의 높은 증가세, 미국 연준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유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우리나라 경제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해상운임 상승이나 운송 지연으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가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조치를 하고 있다”며 “제반 조치가 원활히 진행되면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범위에 머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오는 28일 시행될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한 우려도 재차 드러냈다.

이 총재는 “청탁금지법 시행은 중장기적으로 사회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수요 위축이 나타나고 이들 업종의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난 8월 25일 발표한 대책을 앞당겨 시행한다는 입장이고 감독당국이 특별TF(태스크포스) 활동을 통해 금융권 전반의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관리하는 것을 보면 가계부채 급증세가 어느 정도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환율은 경제 전체의 기초 경제 여건과 수요 및 공급에 따라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변동성 확대를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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