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도 이체·인출에 집중
우리나라 은행들이 이자를 통해 큰 이익을 취하고 있지만, 수익 기반이 단조로워 전체 수익성은 외국 은행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수익도 계좌이체나 현금인출 등에만 집중돼 있고, 인수·합병(M&A) 중개 같은 고부가가치 금융사업을 통해서는 수수료 창출이 미흡한 실정이다.

18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주요국 대형 은행그룹의 수익구조 및 비용효율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KB·우리 등 3개 은행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2.7%로, 미국·영국·중국·프랑스·스페인·호주·독일·스위스·일본 등 비교대상국 등의 전체 평균 1.8%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 은행그룹의 순이자마진은 독일(0.8%)과 스위스(0.9%) 등에 비하면 매우 높았으며, 미국(2.9%) 다음 수준이었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벌어들인 수익에서 자금 조달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한 자산의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이자부문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 은행이 높은 순이자마진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은 수익기반이 이자에만 치우쳐 있는 등 단조롭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그룹의 비이자 수익기반 지표인 영업이익 대비 수수료이익 비중은 2008∼2010년 평균 7.1%로 최하위였다. 한국과 은행체제 구조가 비슷한 호주(18.3%)나 스페인(21.6%)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는 국내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 창출이 계좌이체나 현금인출 수수료 등 서민들의 ‘푼돈’을 뜯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외국처럼 M&A 중개나 기업상장(IPO), 채권 발행 등 고부가가치 금융사업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10-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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