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속아 6만 5천원 물어 준 아가씨가 “진짜로만 알았다”

사랑에 속아 6만 5천원 물어 준 아가씨가 “진짜로만 알았다”

입력 2010-03-09 00:00
업데이트 2010-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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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경찰관들은 가짜 헌병에게 감쪽같이 속았다지만 가짜 대학생에게 속아 『사랑에 속고 돈에 운』아가씨가 있어요. 지난 1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한일「카바레」점에 미끈하게 생긴 S대학교복차림의 청년이 날씬한 아가씨를 데리고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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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대학생, 주인 백(白)모씨(30)와 「카메라」흥정을 하다 느닷없이 「카메라」(아사히·펜탁스)1대를 들고 뺑소니 쳐 버리지 않았겠어. 주인으로서야 동행이었던 아가씨를 잡고 늘어질수밖에. 이 아가씨,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던 모양이야. 모 무역회사에 다니는 박(朴)모양(22)이라는 이 아가씨는 결국 집에 연락, 「카메라」값 6만5천원을 물어주고 놓여났는데 그뒤 지난 6일 오후 6시쯤 백씨가 공교롭게 점포 앞에 나왔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바로 그때 뺑소니 친 학생을 잡아 경찰에 넘겼어요.

정(鄭)모(25·성북구 정릉4동)라는 이 대학생과 박양은 지난 9월부터 사랑하는 사이가 됐던 모양이야. 박양은 그동안 정씨가 S대 학생인 줄만 알아왔던 모양인데 이번 사건으로 가짜라는게 밝혀지고 말았지. 정씨는 S고교를 나왔으나 가정 형편으로 진학을 못하고 놀다 박양과 사귀면서부터 가짜 대학생 노릇을 해 왔다는 거야. 그는 훔친 「카메라」를 동대문시장에서 6만원에 팔아 그중 4만원은 잃어버리고 2만원은 썼다고 진술하더군.

B=아가씨도 그렇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개월 동안이나 사귀면서 가짜인 줄을 눈치 못채다니.

D=참고인으로 경찰에 불려온 그 아가씨, 취조경찰관의 신문에『진짜인 줄만 알았다』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며 숙인 고개를 들지 못하더군.

[선데이서울 73년 3월 18일호 제6권 11호 통권 제 2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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