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무릎끓기 할 때 하늘에선 이를 비꼬는 현수막...번리 0-5 대패

땅에서 무릎끓기 할 때 하늘에선 이를 비꼬는 현수막...번리 0-5 대패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06-23 10:28
수정 2020-06-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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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30라운드 맨시티-번리 경기 열린 경기장 하늘 위로
인종차별 철폐 운동 비꼬는 현수막 매단 비행기 맴돌아
번리 팬 소행 추정 수사···‘충격+당혹’ 번리는 0-5 참패

23일 새벽(한국 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번리의 30라운드 경기가 열린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 킥오프 직후 경기장 하늘 위에 돌연 ‘백인 목숨도 소중해 번리(White Lives Matter Burnley)’라고 적힌 현수막이 휘날렸다. 백인 경찰의 과잉 폭력에 의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전 세계로 번진 인종차별 철폐 구호 ‘흑인 목숨도 중요해(Black Lives Matter)’를 비꼬려는 의도가 명백한 현수막을 매단 경비행기가 상공을 선회한 것. EPL은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리그 재개 뒤 모든 선수가 유니폼에 자기 이름 대신 ‘흑인 목숨도 중요해’ 구호를 넣고 뛰고 있다. 킥오프 전에도 무릎 꿇기 퍼포먼스로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날도 경기 시작 전 번리와 맨시티 선수들이 무릎을 꿇었다.
2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가운데 ‘백인 목숨도 소중해 번리’라고 적힌 현수막을 단 비행기가 경기장 상공을 선회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가운데 ‘백인 목숨도 소중해 번리’라고 적힌 현수막을 단 비행기가 경기장 상공을 선회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번리 팬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돌발행동에 번리 선수들의 마음이 흔들렸을까. 번리는 이날 필 포든과 리야드 마레즈에게 각각 두 골, 다비드 실바에게 한 골을 내주며 0-5로 참패했다. 번리 주장 벤 미는 경기 뒤 BBC와 인터뷰에서 “정말 부끄러웠고 당황스러웠다”면서 “하늘에서 그런 광경이 펼쳐져 우리 선수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런 짓을 한 팬들은 번리 지지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번리 구단도 성명을 내고 “모욕적인 현수막을 매단 문제의 비행기와 관련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강력 규탄한다”면서 “인종차별 철폐 운동 지지에 힘써 온 EPL과 맨시티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번리 구단은 또 “우리 홈구장인 터프무어에 와서는 안 될 사람이 누구인지 반드시 밝혀지기 바란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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