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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는 나의 힘’ 첫 10승 고영표의 특급 비결

‘파스타는 나의 힘’ 첫 10승 고영표의 특급 비결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9-12 23:59
업데이트 2021-09-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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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가 1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미소 짓고 있다. 수원 뉴스1
고영표가 1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미소 짓고 있다. 수원 뉴스1
프로야구 역대 외국인 최다승 투수에게는 특별한 루틴이 있었다. 바로 경기 전날 파스타를 먹는 것. 원정 경기에서 수소문 끝에 파스타를 구해다 주기도 했던 고영표(kt 위즈)에게 더스틴 니퍼트의 루틴은 그저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니었다. 가볍게 눈여겨보지 않았고 자신의 루틴으로 만들었다.

고영표가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털고 마침내 커리어 첫 10승을 달성했다. 고영표는 1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치른 더블헤더 1차전에서 9이닝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팀의 10-0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 103개 중 스트라이크는 78개 볼은 25개로 제구력까지 돋보였다.

1차전에서 고영표의 완봉승으로 불펜을 아낀 kt는 내친 김에 2차전까지 잡아내며 독주 체제를 더 굳건히 했다. 60승에 선착한 팀의 정규리그 우승 확률은 73.3%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56.7%라는 점에서 고영표의 완봉승은 개인 첫 10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고영표는 “무실점으로 간다면 완봉 기회를 달라고 했고 감독님도 150개까지 던져도 되니까 해보라고 하셔서 편하게 던졌다”면서 “며칠 전부터 불펜이 조금 지쳤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9회까지 던질 수 있으면 던져야겠다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돌이켰다.

군대가 아니라 야구 훈련소를 다녀왔나 싶을 정도로 올해 고영표는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팀이 강해지는 과정에서 고영표도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

리그 정상급 투수가 된 만큼 고영표에게도 특별한 루틴이 있을 터. 고영표에게 어떤 루틴이 있느냐 묻자 비결로 파스타를 꼽았다.
더스틴 니퍼트. kt 위즈 제공
더스틴 니퍼트. kt 위즈 제공
고영표는 “전날 고기나 기름진 걸 잘 안 먹으려고 한다”면서 “탄수화물 위주로 먹고 영양 소비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밝혔다.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해본 결과 지방은 근육이 힘쓸 때 무겁다는 조언을 얻었고 퍼포먼스에 방해가 될 것 같아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한다는 게 이유였다.

고영표는 파스타를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한다고 밝혔다. 고영표는 “예전에 니퍼트랑 같이 마산 원정에 갔는데 니퍼트가 경기 전날은 항상 파스타를 먹어서 수소문해서 파스타를 먹였더니 잘 던지더라”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시합 전에 힘쓰려고 탄수화물 위주로 먹고 좋아하는 음식으로 기분을 업시킨다며 파스타를 먹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고영표도 시합 전에 파스타를 먹는 루틴을 만들었다. 고영표는 “집에서 아내가 만들어 주기도 하고 원정에 가면 시켜서 먹기도 한다”며 파스타를 먹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설명했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이 비결의 전부는 아니다. 고영표는 국가대표 경험도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고영표는 “올림픽에 가서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자는 걸 느꼈고 그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어느 타자가 나와도 좌우상하를 사용하려는 피칭 덕에 타자들이 3~4 타석에 나와도 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는 패턴을 배워왔다”고 말했다. 과감한 몸쪽 공을 요구하는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요구를 따르다 보니 야구에 눈을 뜨게 됐다.

지난해 팀의 가을야구에 함께하지 못했던 고영표는 올해는 첫 가을야구까지 꿈꾸고 있다. kt가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고영표의 활약도 필수다.

고영표는 “1위로 마치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는데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거라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루틴을 지키고 나한테 집중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수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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