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약하다’ 염경엽 감독에게 달린 꼬리표

‘가을에 약하다’ 염경엽 감독에게 달린 꼬리표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10-18 05:11
업데이트 2019-10-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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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통산 10승 17패 번번이 가을야구 좌절

▲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초반 실점 후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초반 실점 후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정규리그 승률 57.7% vs 포스트시즌 승률 37%.

SK 와이번스가 2019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무기력하게 패하며 염경엽 SK 감독은 ‘가을에 약하다’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됐다.

염 감독은 감독 생활 5년 모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가을 무대 단골 수장이다. 부임 첫해부터 72승 54패 2무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에서 3위를 하며 리그 판도를 바꿨다. 염 감독 이전의 히어로즈 구단은 운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현금 트레이드로 온갖 질타를 받던 팀이었다. 선수팔이로 구단은 어찌저찌 운영됐지만 성적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염 감독은 프로야구에 데이터 바람을 일으키며 성적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김성근 전 감독이 SK에서 데이터 야구를 선보였지만 김 전 감독은 혹독한 훈련과 선수들의 정신을 강조하는 과거의 야구가 결합된 방식이었다. 염 감독은 선수단에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선수를 직접 지도하고 능력을 키워주기보단 선수의 능력을 분석하고 활용하는 현대식 데이터 야구를 도입했다.

그렇게 염 감독이 감독 생활 5년 동안 거둔 성적은 393승 288패 7무 승률 57.7%에 달한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도 있었지만 승률을 높이기 위해 버릴 경기는 버려야한다는 염 감독의 항변은 결국 성적으로 증명됐다. 5할 승률을 위해 타구단들이 치열하게 다툴 때 염 감독은 5년 내내 승이 패보다 10승 이상 많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그러나 염 감독은 가을야구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선 두산에 2승 3패로 밀렸고 2014년 한국시리즈에선 왕조를 구가하던 삼성 라이온즈에게 2승 4패로 졌다. 2015년 와일드카드전을 치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1승 3패로 두산에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2016년엔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에 1승 3패로 무너졌고 감독으로 복귀한 올해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10승 17패 승률 37%의 초라한 성적이다.

단기전은 갑자기 미치는 선수들이 튀어나와 데이터를 파괴한다.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리그에선 선수들의 성적이 평균치로 수렴하지만 매경기 부침이 있다. 단기전에선 그 부침이 매우 치명적이다. 최대 2경기를 치르는 와일드카드전은 예외로 하더라도 이번 플레이오프처럼 5전 경기가 단 3경기만에 끝날 수도 있다. 정규리그에서 타율 0.292, 홈런 29개로 팀의 간판타자인 최정은 3경기 내내 침묵했고 정규리그 타율 0.227, 홈런 3개의 송성문이 3경기에서 기록한 5안타 3타점은 승리와 직결돼 있었다. 감독이 예상할 수 없는 변수다.

구단이 바라는 건 결국 우승이다. 아무리 정규리그 명장이라도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한다면 구단들은 결국 새 얼굴을 찾아 나서는 게 인지상정이다. 염 감독은 남은 감독 커리어 기간 동안 ‘가을야구 약체’라는 주홍 글씨를 떼야하는 과제가 생겼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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