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잊지 못할 가을… 막 내린 김현수의 ‘반전 드라마’

짧지만 잊지 못할 가을… 막 내린 김현수의 ‘반전 드라마’

김민수 기자
입력 2016-10-05 22:36
수정 2016-10-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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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디비전 진출 실패

MLB 첫 포스트시즌 무안타
“생각이 많아져 조급하게 쳤다”
수비 때 관중 캔 투척 소동도


“생각이 너무 많았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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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수한테 왜 그래
우리 현수한테 왜 그래 침착하게 공을 잡은 김현수와 중견수 애덤 존스(오른쪽)가 음료수 캔이 날아든 관중석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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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수한테 왜 그래
우리 현수한테 왜 그래 그라운드로 나온 벅 쇼월터(왼쪽 세 번째) 볼티모어 감독이 심판진에게 항의한 뒤 흥분한 애덤 존스를 제지하고 있다. 경찰은 관중석으로 이동해 음료수 캔을 던진 팬을 퇴장 조치했다.
AP 연합뉴스
김현수(28·볼티모어)가 첫 빅리그 ‘가을야구’에서 무안타로 아쉽게 데뷔 시즌을 접었다. 그는 5일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단판)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인 빅리그 야수가 가을 무대를 밟은 것은 추신수(34·텍사스)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그는 4차례 땅볼 타구에 그쳤다.

김현수는 1회 1사에서 상대 우완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의 시속 140㎞짜리 6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 땅볼로 물러났다. 0-1이던 4회 무사 1루에서도 1루 땅볼로 돌아섰다. 6회와 8회에도 각 2루와 1루 땅볼을 때려 끝내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채 연장 11회 교체됐다.

수비 때는 아찔한 경험도 했다. 7회 말 2사 후 멜빈 업튼 주니어의 타구를 잡으려던 김현수는 관중석에서 음료수가 든 캔이 날아들어 깜짝 놀랐다. 다행히 캔은 옆에 떨어졌고 김현수는 공을 침착하게 잡았다. 중견수 애덤 존스는 관중석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도 심판진에 항의했다. 만약 이로 인해 김현수가 공을 떨궜다고 해도 경기 규칙상 이 타구는 아웃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볼티모어는 2-2로 맞선 연장 11회 에드윈 엔카나시온에게 끝내기 3점포를 맞고 2-5로 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김현수-추신수의 ‘형제 대결’도 무산됐다.

김현수는 경기 뒤 “생각이 많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초반에 공을 많이 보려고 하다가 쉬운 공을 놓쳤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고 조급하게 쳤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마지막이라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루키 김현수의 ‘반전 드라마’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그는 시범경기 부진에 이은 마이너리그행 거부 탓에 개막전 홈팬의 야유를 샀다. 하지만 출장 기회가 늘면서 ‘히트 머신’의 위용을 드러냈고 시즌 막판 잇단 대포로 팀을 ‘가을야구’로 견인했다. 정규시즌에서는 95경기에서 타율 .302에 6홈런 22타점 36득점의 호성적을 남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6-10-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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