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마운드에 선 리틀야구 챔피언 유준하 “신기해요”

잠실 마운드에 선 리틀야구 챔피언 유준하 “신기해요”

입력 2014-08-29 00:00
업데이트 2014-08-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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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미래가 한국 야구의 메카 잠실구장 마운드에 섰다.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제68회 세계리틀야구선수권대회) 우승컵을 안고 돌아온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유준하(12·방배중, 송파 리틀야구단)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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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하는 유준하
시구하는 유준하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 유준하가 시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틀야구를 통해 기쁨을 누린 팬들은 유군을 큰 박수로 맞이했다.

관중석을 향해 모자 벗어 인사한 유군은 마운드 위 투구판을 밟고, 크게 와인드업을 했다.

공은 좌타자 박한이(삼성 라이온즈)를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유군은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웃으며 팬의 환호에 답했다.

짧은 시구였지만 세계 리틀야구를 제패한 패기와 전 세계 야구팬을 흐뭇하게 한 발랄함이 모두 담겼다.

시구 뒤 만난 유군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야구장의 마운드에 서니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리틀야구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아진 것 같다”며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유니폼을 입고 나가면 알아보시는 분도 있다. 오늘도 한 팬과 사진을 찍었다”고 신기해했다.

아시아 퍼시픽 예선을 거쳐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한국은 매 경기 ‘발랄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실력도 대단했다. 한국은 전승 우승을 거뒀다.

유군은 “예선에서 전승으로 거두고 미국을 향한 덕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친구들과 ‘가뿐히 우승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실력 다음으로 관심을 끈 세리머니는 감독과 제자들의 합작품이었다. 유군은 “일본과의 예선전부터 세리머니를 크게 했는데, 경기 전에 감독님과 선수들이 상의한 후 결정했다. 결승전 ‘우사인 볼트 세리머니’도 감독님과 함께 계획했다”고 전했다.

흥겨운 이야기를 이어가던 유군은 리틀야구의 환경을 설명하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훈련과 경기를 위해 이곳저곳 이동하는 게 정말 힘들다”며 “리틀야구 전용구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국 리틀야구 연맹은 “한국에 158개 리틀야구팀과 32개 주니어 야구팀이 등록돼 있다. 연간 리틀대회는 950경기, 주니어대회는 260경기를 치른다”고 전하며 “리틀야구 전용경기장이 전국에 7개밖에 없어 경기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연맹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구장은 장충야구장뿐이다. 다른 구장은 임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당연히 훈련장을 찾은 건 더 힘겹다.

”클레이턴 커쇼와 류현진(이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박찬호를 좋아한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 팬이다”라는 유군은 이날 두산의 홍성흔·김재호·허경민·오현택으로부터 배트와 팔뚝 보호대, 운동화 등을 선물 받았다.

”투수로 프로 무대를 밟겠다”는 꿈을 지닌 유군에게 잠실구장 마운드를 미리 밟아보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리틀야구 보는 즐거움’을 안겨 준 유군에게 한국 야구가 전하는 감사 인사였다. 그리고 맘껏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미안함도 짙게 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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