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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투혼 ‘도쿄 막내’… 하루 쉬고 ‘파리 야심’

무릎 투혼 ‘도쿄 막내’… 하루 쉬고 ‘파리 야심’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1-08-31 22:00
업데이트 2021-09-0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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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인 도쿄] 아쉬움 떨쳐 낸 베드민턴 안세영

여자단식 8강 ‘천적’ 中 천위페이에 패
몸 던지는 투혼… 국민들에게 감동 줘

올림픽 뒤에 하고 싶었던 것 하며 힐링
고2 이서진 대표팀 합류에 ‘막내 탈출’
23세 파리 올림픽 멋진 세리머니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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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당시 경기하는 모습. 올림픽 때 상처투성이 무릎이 화제가 됐던 안세영은 “엄마, 아빠가 ‘여자 다리가 이게 뭐냐’고 하시기는 하지만 운동 선수라면 다 가진 훈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쿨’하게 말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당시 경기하는 모습. 올림픽 때 상처투성이 무릎이 화제가 됐던 안세영은 “엄마, 아빠가 ‘여자 다리가 이게 뭐냐’고 하시기는 하지만 운동 선수라면 다 가진 훈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쿨’하게 말했다.
연합뉴스
스무 살의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 ‘라켓 소녀’ 안세영의 눈은 벌써 스물세 살의 올림픽을 향하고 있었다. 안세영은 31일 “아무래도 진 걸 계속 가지고 가면 독이 된다”며 “패배를 잊으려고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방수현 이후 25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세영은 8강전에서 ‘천적’ 천위페이(중국)에 막혀 멈춰 섰다. 그러나 코트에 온몸을 내던지는 그의 투혼은, 상처투성이 무릎은 메달보다 값진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국제종합대회 데뷔전이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2강전에서 천위페이에 패한 뒤 3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도쿄올림픽까지 내달렸다는 그는 귀국하고 하루 자가 격리 뒤 곧바로 라켓을 잡았다.

안세영은 “하루라도 쉬면 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며 “올림픽 전만큼의 훈련 강도는 아니지만 감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공을 쳤다”고 털어놨다.

사실 안세영은 8강 패배 뒤 “열 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는 것 같다”며 낙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한마디에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그는 “경기는 졌지만 더 성장한 모습이, 그동안 노력한 게 보였다는 말씀에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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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에이스 안세영이 도쿄올림픽 폐막 뒤 경북 울진에서 있었던 대표팀 훈련 때 요트에 올라 잠시 힐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안세영 인스타그램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에이스 안세영이 도쿄올림픽 폐막 뒤 경북 울진에서 있었던 대표팀 훈련 때 요트에 올라 잠시 힐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안세영 인스타그램
그동안 훈련만 한 것은 아니다. 올림픽 뒤 하고 싶은 일 목록에 있던 ‘딱 한 잔’도 소폭으로 경험하고 산행도 가고 또래 올림피언과 화보 촬영을 하는 등 힘들었던 시간을 덜어내는 힐링의 순간을 갖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표팀 막내에서 탈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23일 끝난 대표 선발전에서 충주여고 2학년 이서진이 여자 단식에서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막내에서 벗어나 정말 행복하다”며 “어떻게 보면 라이벌이기도 해서 제가 더 분발해야할 것 같다. 막내 라인끼리 한 번 열심히 해보자고 말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안세영은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번 패럴림픽에 배드민턴이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며 “올림픽에선 동메달 1개를 땄지만 패럴림픽에선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월 전국체전 사전경기가 예정대로 열린다면 안세영의 활약을 다시 보는 첫 대회가 된다. 10월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12월 세계선수권까지 내달린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계단으로 스무 살의 올림픽을 정의한 그는 스물세 살의 올림픽에 대해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을 거쳐 대망의 파리올림픽까지 차례차례 우승한 다음 멋지게 세리머니하는 게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1-09-0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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