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골프]금빛 4인방의 수다 “무더위 날려버리겠다”

[리우 골프]금빛 4인방의 수다 “무더위 날려버리겠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6-08-16 11:16
수정 2016-08-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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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팀이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양희영,전인지,김세영, 박인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골프팀이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양희영,전인지,김세영, 박인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마침내 4명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였다. 박인비(28)을 비롯해 양희영(27), 김세영(24), 전인지(22) 등 리우올림픽 티켓을 엮어진 이들이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전인지가 합류하면서 ‘금빛 4인방’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이들은 하루 뒤인 16일 첫 공식 연습라운드를 통해 올림픽골프코스를 돌아봤다. 연습라운드가 끝난 뒤 이들은 한 데 모여 올림픽 이야기꽃을 피웠다. 메달 사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들먹거리기보다는 풋풋한 수다로 채워진 20대 처녀들의 올림픽 스토리다.

박인비: 아마추어 시절 이후 이렇게 합숙을 하면서 국가를 대표한 적은 오랜만이다. 어제 우리 네 명이 함께 모여 삼겹살 파티로 리우 입성을 자축했다. 서로 친분을 쌓고 긴장감도 풀고 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결과가 따라줄 것이다.

특별한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코스는 바람만 없다면 평범해 보이지만 역시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2번~4번, 11번~13번 등 전·후반 초반홀을 잘 넘겨야 한다. 종잡을 수 없는 바람 때문에 2~3가지 타법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오늘 177야드짜리 파3홀인 6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2014년 제주 삼다수 대회 때 국내외 첫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별 인연이 없었는데 좋은 징조다. 저스틴 로즈도 앞선 첫 라운드 4번홀에서 홀인원을 한 뒤 우승까지 하지 않았나. 좋은 팀분위기도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김세영: 예전에 LPGA 퀄리파잉스쿨 때 같이 쳐봤는데 쭈타누깐이 5번 우드가 제 드라이버보다 멀리 나갔다. 1, 2라운드에서 주타누깐과 같은 조에 편성돼 은근히 장타대결을 기대하시는 것 같은데, 그래서 마음을 비웠다. 상대 선수를 의식하는 것보다는 자연과의 경쟁이 골프의 본질이다. 파5홀 두 곳은 투온이 가능하다. 바람이라는 변수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인비 언니가 우리 네 명 중에 저를 분위기 메이커로 지목했는데, 사실은 인비 언니다. 겉으로 볼 때는 운동만 열심히 할 것 같은 이미지인데 실제로는 위트가 넘친다. 올림픽이란게 같은 운동 선수에게도 감동을 주는데, 이번 대회 펜싱 박상영 선수가 역전승을 거두는 장면이 그렇게 멋있더라. 레슬링 김현우 선수가 팔 탈골에도 불구하고 동메달을 따는 걸 보니 뭉클하더라.

전인지: 오늘 11개홀을 돌아봤다. 3번홀에서 공이 해저드 근처로 날아가 찾으러 갔는데 바로 옆에 거대한 쥐가 딱 버티고 있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카피바라’고 하는, 몸무게 60㎏짜리 설치류 짐승이더라. 먹성이 좋아 밤새 골프장 잔디를 갉아먹는다고 하는데 마침 그 때도 잔디를 막 갉아먹고 있더라. 얘와 만나지 않으려면 공을 해저드 근처로 보내지 않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만나도 겁내지 말고 제 플레이를 할 것이다. 전날 골프백이 도착하지 않아 난처했는데, 오히려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계기로 삼겠다. “제가 막내인데 박세리 감독님이나 언니들이 너무 잘 챙겨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t서는 너무 더워서 잠을 설쳤는데 시원한 경기를 펼쳐서 고국에 있는 국민 여러분의 무더위를 싹 달아나게 해드리고 싶다.

양희영: 올림픽에 다시 골프가 긴 시간만에 돌아온다고 해서 그때부터 꼭 한번 출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큰 꿈 중에 하나였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게 돼서 기쁘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참가해 영광이다. 준비한대로 하려고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그래서 쉬운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준비한 것을 최선을 다해 쏟아내겠다.

그린이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다. 퍼팅 그린에서는 생각보다 공이 잘 서고 많이 구르지는 않더라. 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보던, 동남아 잔디랑 흡사하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퍼팅 그린보다 공이 곧장 밀려가더라. 남자대회 때보다 잔디가 많이 자리잡은 것 같다. 눈에 안보이는 퍼팅라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바람과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리우데자네이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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