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벨이 울려도 훈수를 해도 반칙패

바둑 벨이 울려도 훈수를 해도 반칙패

입력 2010-11-17 00:00
업데이트 2010-11-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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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은 지금 담배를 끊었지만 전성기 시절 수많은 별명 중의 하나가 ‘장미의 기사’였다.

 1980년대 시판됐던 슬림형 담배 ‘장미’를 워낙 좋아했던 그는 중요한 대국이 있는 날은 장미 3갑을 피우는 애연가였다.

 하지만 프로기사들의 이런 모습은 이제 바둑판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기원이 2001년부터 대국장에서 흡연을 완전 금지했기에 아무리 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대국 도중에는 참아야 한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보드게임 3종류가 개최된다.

 바둑(Weiqi)과 체스(Chess),중국장기(Xiangqi)에 총 9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바둑 등은 보드(바둑판)를 마주 보고 선수들이 앉아서 진행하는 ‘마인드 스포츠(Mind Sports)’다 보니 일반 스포츠와 달리 이색 규칙들이 다양하다.

 우선 보드게임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바둑의 경우 대국 중에 진동이 한번 울리면 경고를 주고 두번째 울리면 바로 반칙패가 된다.

 만약 진동이 아닌 벨이 울리면 곧바로 반칙패다.

 16일 체스 경기가 열린 광저우기원에서는 일반 관중이 휴대 전화가 울린 탓에 퇴장당한 뒤 벌금 2천위안을 물어야 했다.

 조금 지나치다 싶지만 조직위는 선수들의 안정적인 대국을 위해 엄격한 규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보드게임은 일반적으로 1대1 대결이 기본이지만 바둑 혼성복식은 남녀 선수가 짝을 이뤄 대국을 한다.

 착점 순서는 흑 여성→백 여성→흑 남성→백 남성 차례이며 만약 순서를 어기면 3집의 벌점을 물게 된다.

 또 혼성복식에서는 훈수를 하게 되면 반칙패가 된다.적절하지 못한 대화나 행동마저도 엄격하게 금지된다.

 일반적으로 대국을 하다 화장실 등을 다녀올 수 있지만 혼성복식에서는 같은 팀 2명이 동시에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

 동시에 자리를 비우면 훈수를 한 것으로 간주해 1차 경고에 이어 2차는 반칙패다.

 무엇보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출전한 프로기사들이 겪는 가장 새로운 경험은 도핑테스트다.

 바둑 등 보드게임도 엄연히 아시안게임 종목이다 보니 이번 대회 상위 입상자는 물론 대회 전.후에 무작위로 선수를 지명해 약물검사를 실시한다.

 바둑에 약물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심리적인 안정을 도와주는 약물도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사격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땄던 북한의 김정수는 도핑테스트에서 베타 차단제(beta-blocker)의 일종인 프로프라놀롤 양성 반응을 보여 메달을 박탈당하고 2년간 출전금지됐다.

 심장 박동을 늦추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베타 차단제는 고도의 정신 집중력을 요구하는 사격과 양궁 등 특정 종목에서 금지된 약물이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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