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브링카, 조코비치 꺾고 US오픈 테니스 우승… 메이저 3승 오르며 10년 ‘빅4’ 구도 흔들어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테니스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빅4’ 시대도 끝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가 2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끝난 대회 남자단식 결승전 4세트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누르고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뉴욕 AFP 연합뉴스
뉴욕 AFP 연합뉴스
시상식에서 우승한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오른쪽)와 준우승을 한 노바크 조코비치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뉴욕 EPA 연합뉴스
뉴욕 EPA 연합뉴스
바브링카의 이번 대회 우승이 갖는 의미는 ‘4개의 메이저대회 중 3개를 우승한 11번째 선수’의 탄생에 그치지 않는다. 10년 넘게 이어온 남자테니스 ‘빅4’ 체제를 뒤흔든 ‘사건’이라는 게 세계 테니스계의 평가다.
준우승자 조코비치를 비롯해 앤디 머리(영국),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5위·영국)은 2005년 프랑스오픈부터 올해 윔블던까지 47차례의 메이저대회에서 42개의 우승컵을 나눠 가질 정도로 남자테니스계를 쥐락펴락했다. 바브링카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할 당시에도 그는 그저 ‘복병’에 불과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져 이젠 ‘다섯 번째 남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US오픈 공식 홈페이지는 ‘바브링카가 빅4 체제를 깨고 자신이 새로운 멤버로 들어갈 자격을 보여 줬다’며 비틀스를 키운 전설적인 프로듀서 조지 마틴에 비유했다. 비틀스 멤버는 4명이지만 음악평론가들은 곧잘 마틴을 ‘5번째 멤버’로 대접했다. 페더러는 2012년 윔블던 우승을 끝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이 전혀 없고 나달도 2014년 프랑스오픈이 마지막 메이저 잔치였다. 남은 건 조코비치와 머리다. 세계 남자테니스는 내년 한바탕 지각변동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6-09-13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