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죽거나 감옥에 갇힐 것” 반정부 세레모니 마라토너, 귀국 안 해

“난 죽거나 감옥에 갇힐 것” 반정부 세레모니 마라토너, 귀국 안 해

이승은 기자
입력 2016-08-24 11:29
수정 2016-08-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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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22일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팔을 들어 ‘엑스’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EPA 연합뉴스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22일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팔을 들어 ‘엑스’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EPA 연합뉴스
2016 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목숨을 건 반정부 세리머니’를 펼친 에티오피아의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FP 통신은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확인한 결과 릴레사가 에티오피아 대표팀이 탄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24일 전했다.

에티오피아의 대표팀 관계자도 대표선수 환영 행사에서 릴레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그와 관련된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릴레사의 은메달 1개를 포함해 메달 총 8개(금1·은2·동5)를 획득했다.

릴레사는 리우올림픽 마라톤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면서, 또 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두 팔로 머리 위에 X자를 그렸다.

이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선 주민 1천 명 이상이 경찰의 강경 진압에 죽거나 투옥된 데 대한 저항이라고 릴레사는 밝혔다.

릴레사는 이런 세리머니 직후 “나는 이제 에티오피아로 가면 죽거나 감옥에 갇힌다”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세리머니의 반향이 커지자 릴레사를 영웅으로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릴레사는 귀국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릴레사의 에이전트는 AFP에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좋을 게 없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많다”며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릴레사의 미국 망명 가능성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릴레사의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면서 “미국은 ‘자신의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할 권리’를 전 세계 정부가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만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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