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 도핑검사소장 해임…도핑 파문 수습 나선 듯

러 모스크바 도핑검사소장 해임…도핑 파문 수습 나선 듯

입력 2015-11-11 17:09
업데이트 2015-11-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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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샘플 1천400여개 고의 폐기 의혹에… ‘꼬리자르기’ 지적도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당국의 묵인이나 조장하에 광범위하게 도핑(금지약물복용)을 해왔다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보고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문제가 된 모스크바도핑검사소 소장을 해임하는 등의 조치로 파문 수습에 나섰다.

러시아 스포츠부는 11일(현지시간) 비탈리 무트코 장관이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대행 그리고리 로드첸코프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스포츠부는 “로드첸코프 소장 대행이 사의를 표명했고 무트코 장관이 그것을 받아들였다”면서 “같은 자리에 실험실 도핑 전문가인 마리야 디쿠네츠가 임명됐다”고 전했다.

스포츠부는 또 모스크바실험실의 도핑 검사 허가도 6개월 동안 잠정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WADA 독립위원회는 앞서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반(反)도핑 조사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광범위하게 도핑을 했으며 도핑검사기관인 모스크바실험실의 일부 의사와 직원들이 선수 코치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도핑에 간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위원회는 러시아 스포츠부가 이를 묵인하거나 조장했고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까지 도핑에 개입하는 등 조직적 반도핑 규정 위반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그러면서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내년도 하계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주관의 모든 국제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육상 800m 챔피언 마리야 사비노바를 비롯한 5명의 러시아 육상선수에 대해선 영구 출전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IAAF에 권고했다.

또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대행 로드첸코프가 의혹의 대상이 된 1천417개의 도핑 검사 샘플을 고의로 폐기했다면서 이 실험실의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로드첸코프를 해임하는 한편 RUSADA의 자격도 박탈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러시아육상경기연맹(ARAF)은 이 보고서 내용이 거짓이라고 반박했고, 무트코 장관은 모스크바실험실과 관련해 지적된 문제의 절반이 개선될 수 있는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증거가 없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집행위원회는 오는 17~18일 이틀 동안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회의를 열고 WADA 독립위원회의 보고서를 검토해 RUSADA가 WADA 규정을 어겼는지를 판정할 예정이다. RUSADA는 이 회의 개최일 전까지 독립위원회 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해명 자료를 보내야 한다.

이와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IAAF가 WADA 보고서에서 도핑 의혹을 받은 모든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일부에선 러시아 당국이 취한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대행 해임과 실험실 허가 잠정 중단 등의 조치가 도핑에 간여한 더 큰 ‘몸집’을 숨기고 사태를 수습하려는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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