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심수창형, 이름을 아예 다 바꿔보시죠”

[프로야구] “심수창형, 이름을 아예 다 바꿔보시죠”

입력 2015-04-20 13:33
업데이트 2015-04-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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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수창(34·롯데 자이언츠)은 이름을 아예 다 바꾸라는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 선발 심수창
롯데 선발 심수창 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초 롯데 선발 심수창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잘 알려진 대로 심수창은 2013년 말 개명을 했다. 한글은 같지만 ‘창’자를 ‘밝을 창(昶)’에서 ‘창성할 창(昌)’으로 바꿨다.

지난해 주로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며 바꾼 이름 덕을 보지 못한 심수창은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제대로 새 출발을 하고 있다.

투구 폼을 바꾸는 승부수가 적중하며 롯데의 5선발 자리를 꿰찬 심수창은 지난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무려 1천49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5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호투했다. 삼진도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7개를 잡아냈다. 비록 2실점했지만 비자책이었다.

심수창은 8-2였던 6회 마운드에서 내려와 무려 1천340일 만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심수창은 지난 16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는 7이닝 동안 8피안타 6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동료의 실책이 겹쳐 패전 투수가 됐다. 이종운 감독이 “심수창이 안쓰러울 정도로 잘 던졌다”고 평가한 바로 그 경기였다.

이 감독이 안쓰러웠다고 말한 것은 야수진들의 어이없는 실책 때문이다. 심수창은 경기 초반 동료의 실책성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지며 3회까지 4실점 했지만 이후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였다.

비는 내리고 날씨는 쌀쌀하고 야수진은 실책을 연발했지만 심수창은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투구를 펼쳤다. 동료가 실책을 범할 때도 오히려 웃으며 다독거렸다.

2011년 8월 27일 이후 무려 4년여 가까이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투수가 이러한 배려를 보여준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심수창의 이러한 모습은 감독은 물론 선수단의 마음도 움직였다.

롯데 선수단은 심수창이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잘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은 이름에서 한 글자만 바꿨기 때문이라며 아예 ‘심수창’의 ‘수’ 자의 한자도 바꾸든지 아니면 이름을 아예 다 바꿔야 한다고 진담 반 농담 반을 섞어 권했다고 한다.

선수단은 이러한 말로 심수창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심수창은 아쉬운 마음을 풀었다. 아울러 이러한 일화는 심수창이 롯데 선수단의 마음을 얻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수창은 한 때 수준급 실력과 함께 잘생긴 외모로 많은 여성팬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성장이 멈추면서 끝 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18연패를 당해 한국 프로야구 최다 연패 불명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줄곧 서울에서 뛰었던 심수창은 2013년 말 롯데로 이적한 뒤 아는 사람 없는 부산에서 묵묵히 훈련을 소화했다.

롯데에서는 심수창이 ‘성실의 아이콘’으로 통한다고 한다. 그만큼 진지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감독은 심수창에 대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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