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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심판 변신’ 송인석·신경수 “새 직업, 매력적”

‘선수→심판 변신’ 송인석·신경수 “새 직업, 매력적”

입력 2015-01-08 10:55
업데이트 2015-01-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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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다리’로 코트 밖으로 한 발짝 물러섰을 뿐인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유니폼과 역할은 물론 경기를 보는 시각과 생각도 180°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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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보는 선수 출신 심판들
선심보는 선수 출신 심판들 프로 선수 출신 배구심판 1호인 송인석(위쪽)과 신경수(아래쪽)이 6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선심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늘 서던 코트였는데도 처음에는 엄청나게 떨리고 어색했죠. 선수로 뛰는 것과 심판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달라요.”

프로배구 선수 출신 심판 1호로 ‘인생 2막’을 연 송인석(36)과 신경수(36)를 지난 6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만났다.

둘은 이날 2014-2015시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 경기에서 선심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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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으로 새출발 신경수와 송인석
심판으로 새출발 신경수와 송인석 프로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경수(왼쪽)과 송인석(오른쪽). 신경수는 대한항공에서, 송인석은 현대캐피탈에서 프로 생활을 하다가 은퇴하고 2014-2015시즌 V리그 개막전에서 심판으로 데뷔했다.
연합뉴스
신경수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2013-2014 V리그에서 대한항공 센터로 활약했다. 송인석은 현대캐피탈 레프트로 뛰다가 2010-2011시즌 후 은퇴했다.

지금은 초보 심판이다. 심판 데뷔는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개막전이 열린 지난해 10월 18일 대전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했다.

심판의 길을 걷고자 둘은 지난해 7월 5일부터 8월 17일까지 열린 심판 아카데미를 수료했고, 우수한 성적을 거둬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으로 채용됐다.

실업배구 선수 출신이 심판이 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프로배구 선수가 심판으로 전향한 사례는 이들이 처음이다.

은퇴 후 이들에게 걸려온 김건태 심판위원장, 최정순 심판위원, 김장희 KOVO 경기운영팀장 등의 권유 전화가 계기가 됐다.

신경수는 “처음에는 할 생각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송인석도 “무슨 심판을 다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카데미에 가보기나 하자고 마음먹은 신경수가 혼자 가기 어색해서 송인석을 끌고(?) 간 것이 이들의 운명을 바꿨다.

둘은 “처음에는 재미로 했는데 할수록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배구라는 테두리 안에 계속 있으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기분이 즐겁다.

그러나 심판이 어려운 직업이라는 것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송인석과 신경수는 “잘 보면 본전, 못 보면 욕을 먹는 것이 심판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송인석은 “선수일 때는 판정을 인정할 수 없을 때 항의해야 했지만, 지금은 입장이 달라졌다”라며 “심판의 권위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나마 둘은 격한 항의를 덜 받는 편이다. 선수들이 판정에 항의하려다가도 선심 자리에 선배인 송인석·신경수가 서 있으면 말끝을 흐리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게 봤다.

물론 심판의 권위는 정확한 판정에서 나온다.

선수 출신 심판과 현역 선수 사이의 친밀감이 판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송인석과 신경수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경수는 “사적인 마음이 끼는 순간 오심이 나온다”며 “나는 정당하게 판정을 했는데 ‘친분 때문에 특정 팀을 봐줬다’는 얘기가 나온다면 정말 화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석도 “마음 가는 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심판과 선수의 교류가 금지돼 있기도 하다”고 거들었다.

현실적으로도 친분이 판정에 영향을 주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둘은 “터치아웃, 인·아웃(IN·OUT), 안테나 등을 한순간에 다 보느라 정신이 없다. 친분을 따로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웃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의 목표는 ‘무탈한 심판’이다.

송인석과 신경수는 “사고 안 내는 심판이 되고 싶다”며 “심판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선수와 팬이 경기에만 몰입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장 듣기 싫은 말로는 ‘심판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를 꼽았다.

주심까지 올라가고 국제심판 자격을 딴다면 금상첨화다.

송인석과 신경수는 “심판으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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