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치 혀’로 114억원 번 MLB 에이전트 보라스

올해 ‘세 치 혀’로 114억원 번 MLB 에이전트 보라스

입력 2013-12-24 00:00
업데이트 2013-12-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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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만 1천856억원 스포츠갑부

‘천사, 악마 또는 마법사’.

미국프로야구에서 슈퍼 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콧 보라스(61)의 얼굴은 상대에 따라 표변한다.

스콧 보라스
스콧 보라스
에이전트 계약한 선수에게는 한없는 천사, 선수를 대신해 구단과 계약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에는 악마가 된다.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하는 면에서는 마법을 부리는 것도 같다.

올해 정규리그 막판 어느 구단의 단장이 보라스의 말을 빌려 자유계약선수(FA) 추신수(31·텍사스 레인저스)의 몸값이 1억 달러가 넘으리라고 예상하자 미국 언론은 이를 반신반의했다.

보라스는 한 발짝 더 나아가 1억 달러 이상을 받아내겠다고 큰소리쳤고 실제 추신수에게 7년간 1억 3천만 달러(약 1천379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선사하고 약속을 지켰다.

메이저리그 종사자들의 봉급을 상세하게 파고드는 웹사이트 ‘베이스볼플레이어스샐러리’를 보면, 보라스가 ‘세 치 혀’를 굴려 올해 벌어들인 수익을 알 수 있다.

이 사이트는 200명 가까운 선수를 고객으로 둔 보라스가 2013년에만 계약 수수료로 1천78만 달러(약 114억원)를 번 것으로 추정했다.

2위인 에이전시 SFX(560만 달러)의 2배에 가까운 액수다.

선수를 대신해 보라스가 구단에서 끌어낸 돈만 올해 2억 3천476만 달러에 달한다.

유명인들의 자산을 알려주는 더 리치스트 닷컴에 따르면 보라스가 에이전트로 변신해 31년간 벌어들인 순자산은 1억 7천500만 달러(약 1천8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웬만한 특급스타 못지않은 스포츠갑부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제이코비 엘스베리(뉴욕 양키스)에게 7년간 1억 5천300만 달러라는 잭팟을 안기고 추신수의 계약에서도 대성공을 거둔 보라스는 내년 수수료 수입도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라스는 대형 계약 후 총액의 5%를 수수료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와 엘스베리는 각각 계약 총액에서 650만 달러(69억원), 765만 달러(81억원)를 수수료로 보라스에게 준다.

부상으로 마이너리그 생활을 일찍 접고 변호사로 변신해 1982년 선수 에이전트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한 보라스는 다양한 협상 전략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지갑을 푸는 데 수완을 발휘했다.

협상의 귀재로 불리는 보라스는 5년 이상의 다년 계약과 1억 달러를 훌쩍 넘는 총액으로 요약된다.

역대 메이저리그 FA 1위에 해당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10년간 2억 7천500만 달러(2천917억원·2008∼2017년)도 그의 작품이다.

또 추신수와 텍사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좌타 거포 프린스 필더가 2012년 9년간 2억 1천400만 달러라는 메가톤급 계약을 할 수 있던 배경에도 보라스가 있다.

보라스는 투수 케빈 브라운을 대리해 1998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그 사상 첫 억대 계약(7년 1억 500만 달러) 시대를 열기도 했다.

박찬호(텍사스·5년 6천500만 달러), 류현진(다저스·6년 3천600만 달러) 등 한국 선수들도 보라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

보라스는 FA 계약을 앞둔 선수의 가상 라이벌을 지목하고 그 선수보다는 더 받아야 한다는 전술로 구단을 압박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보라스의 ‘벼랑 끝 전술’에 구단이 먼저 백기를 드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과도한 몸값 부풀리기로 거품을 몰고 왔다는 비판도 보라스에게 쏟아졌다.

브라운에 이어 박찬호, 배리 지토(7년 1억2천600만 달러) 등 투수들의 장기 계약 실패 사례가 늘면서 보라스의 위상에도 금이 간 게 사실이다.

FA 시장 규모 20억 달러 시대를 눈앞에 준 메이저리그가 외적 팽창을 지속하고 있으나 내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줄지 않는 형국에서 보라스는 빅리그의 명과 암을 대변하는 존재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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