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프로야구] 은퇴 박재홍 “300-300 도전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프로야구] 은퇴 박재홍 “300-300 도전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입력 2013-01-25 00:00
업데이트 2013-01-25 15: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어느 현역 선수보다 잘할 자신이 있지만 명예롭게 은퇴 선택”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를 선택한 ‘호타준족의 대명사’ 박재홍(40)은 “통산 300(홈런)-300(도루)에 도전하고 싶었다”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재홍은 25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가든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으나 다른 방법으로 프로야구 발전을 도울 일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설자로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박재홍은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으로 하지 못한 33개의 도루 대신에 방송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야구선수협회장을 맡아 도덕적인 위기를 타개한 그는 “위기의 선수협회를 정상화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재홍과의 일문일답.

이미지 확대
눈물 닦는 박재홍 프로야구 SK의 박재홍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가든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던 중 고마운 분들에 누가 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박재홍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기록, ‘30-30’클럽 최초 가입자로 빛나는 이름을 새겼다.  연합뉴스
눈물 닦는 박재홍
프로야구 SK의 박재홍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가든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던 중 고마운 분들에 누가 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박재홍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기록, ‘30-30’클럽 최초 가입자로 빛나는 이름을 새겼다.
연합뉴스


--은퇴의 변은.

▲이제 배트를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 아직도 어떤 현역 선수보다 야구 열정이 높고 잘할 자신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만두는 게 맞다. 미래와 명예를 고려했을 때 은퇴하고 다른 방법으로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할 일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30(홈런)-30(도루) 세 번을 달성하고, 다섯 번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팬들께 감동과 즐거움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현역 마감 직전 선수협회장으로서 봉사할 기회 부여받아 최선을 다했다. 위기의 선수협을 정상화해 야구인의 자존심을 지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선수협 주도로 일치단결해 10구단 창단을 이뤄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지 못한 도루 33개는 (눈물을 닦으며) 앞으로 할 수 없겠지만 방송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겠다. 새로운 인생과 도전에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일단 팀이 없었고, 현역을 연장해야겠다는 의지가 많이 꺾였다. 1월초까지는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했다. 불러주겠다는 팀이 있었으나 연락이 끊기다가 힘들겠다는 답을 받고는 그만둘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심까지 가장 힘들고 아쉬웠던 부분은.

▲구단의 코치 연수 제안을 뿌리치고 나온 것은 야구 인생의 마지막으로 300-300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쉬움 때문에 울컥했다.

--팀을 구하지 못한 것은 선수협회장이었기 때문인가.

▲그런 말이 나오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주된 이유는 아니다. 내 생각에 이제 그만두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

--선수협회장을 먼저 그만둘 생각은 안했나.

▲회장직을 내려놓고 팀을 알아보라고 조언하는 분도 있었지만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또 그랬다가 팀을 못 구하면 더 창피해진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MBC스포츠에서 해설을 할 것 같다.

--해설위원으로서는 어떤 해설을 하고 싶나.

▲돌려 말하지 않겠다. 선수들이 보이는 모습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해설을 하겠다.

--지도자로 활동할 생각은 없나.

▲물론 있다. 지금은 해설을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공부라는 자세로 하겠다. 다시 현장에 복귀해서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

--선수협회장 맡은 것을 후회한 적은 없나.

▲후회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아쉬움은 조금 있다. 선수들의 복지를 더 개선해야 한다. 또 선수들의 권리를 더 신경써야 하지 않았나 싶어서 아쉽다.

--차기 선수협회장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에는 한 팀의 60~70명 선수 마음만 헤아리면 되는 선배였는데, 회장 되고 나니 프로야구 선수 500~600명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더라. 특정 팀에 얽매여서 이득을 따지기보다는 600명 이상의 모든 선수에게 명분과 실리를 줄 수 있는 회장이 됐으면 한다.

--92학번 동기가 이제 송지만만 남았는데.

▲친구들이 다 떠났다. 성민이는 정말 멀리로 떠났다. 많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남은 송지만이 있어서 기대된다. 지만이는 잘할 것 같다.

--못다 이룬 300-300의 꿈을 이룰 만한 후배가 보이나.

▲내가 보기에는 최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최정은 데드볼을 줄여야 한다. 사구만 줄인다면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도움받는 분들이 있다면.

▲(눈물을 흘리며) 김재박 감독님 기억이 난다. 김용희 선생님. 제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다. 그리고 민경삼 단장님 정말 감사했다. SK에서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현역 시절 오해도 많이 받았다. 해명하고 싶은 소문이 있다면.

▲입단 때부터 루머와 오해를 많이 받았다. 돈 때문에 고향을 배신하고 현대로 갔다는 말에 가장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알다시피 선수가 구단을 택할 수 없는 구조다. 지명권을 윗분들이 사고판 것뿐이다.

--고참 선수들이 은퇴를 선택하면서 시끄러울 때가 많은데.

▲구단과 선수 사이에는 분명히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도 하나의 콘텐츠다. 팬들 가운데는 옛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는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서로 조금 더 존중한다면 서로 실리를 취할 방법이 나오리라 본다. 후배들은 앞으로 더 오래 뛰고, 팬들과 헤어질 때도 좋은 추억을 남길 기회가 오리라 생각한다.

--현역 생활 중 가장 기억 남는 장면은.

▲정말 추억이 많다. 그래도 1996년 잠실에서 30-30을 처음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타석이 있다면.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상대 투수가 오승환인데 주자 만루에서 김성근 감독님이 나를 대타로 내보낸 적이 있다. 결과는 볼넷이었다. 정말 나가고 싶었는데 마침 감독님이 그때 대타로 내 주셨다. 나름대로 기다리던 순간이라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팬 여러분 앞에 당당히 나타나겠다. 제2의 인생 시작하는데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