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연맹 16일 승강제 재검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K리그 승강제, 이번엔 확정될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의 올해 가장 큰 화두는 승강제 확립이다. 출전팀을 정해놓고 한 시즌 경기를 벌인 뒤 성적에 따라 잘한 팀은 그대로 남고, 못한 팀은 하위 리그로 내려보내는 시스템이다.

1983년 슈퍼리그로 출발해 30년째를 맞은 K리그의 현재 팀 수는 16개. 양적으로 팽창했을지 모르지만 질적으로는 팬들의 눈높이를 제대로 맞췄다고 볼 수 없다. 채찍질이 필요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AFC가 주관하는 대회 출전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압박도 받았다. 어쨌든 승강제는 그 나물에 그 밥 격으로 치부돼 온 프로축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로, 그동안 연맹과 구단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왔다.

연맹이 16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2부리그 강등팀 수를 정하게 된다. 지난달 이사회가 5개 시·도민 구단의 반발에 부딪혀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대목이다. 당시 연맹은 K리그를 12개 팀으로 묶고, 4개 팀을 떨어뜨리는 방식을 검토했다. 시·도민 구단들이 반발했다. 떨어뜨리는 팀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일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객관적인 전력상 이들의 성적은 10개 기업구단들에 견줘 대부분 하위권이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 잘릴 확률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이들은 “잔류팀을 14개 팀으로 하자.”고 맞섰다. “밥그릇 지키기”란 비난이 뒤따랐다. “2010년 공청회를 통해 공감대를 이뤄놓고는 축구 팬에게 했던 약속을 깨뜨리겠다는 말이냐.”는 말도 들었다.

연맹의 구상 가운데 하나는 K리그 위에 최상위리그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다. 하위팀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상위팀을 위로 내보내는, 이른바 ‘상향식 승강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탄생한 것도 이런 식이었다. 일단 모양새는 그럴듯하다. 연맹이 시·도민 구단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어떤 설득과 노력을 벌일까.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