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 출범에서 LPGA 통산 100승까지

한국여자골프 출범에서 LPGA 통산 100승까지

입력 2011-10-16 00:00
업데이트 2011-10-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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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옥희 1988년 첫 우승..박세리 혼자 25승 기록 첫 우승 23년 만에 최나연 100승 금자탑 쌓아

1978년 5월26일 경기도 양주의 로얄 컨트리클럽.

남자 골프선수들이 프로테스트를 보는 가운데 한쪽에 10여 명의 여자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한 부서인 여자프로부로 시작한 한국여자골프는 이때 처음으로 여자 선수들을 대상으로 프로테스트를 실시해 8명을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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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최나연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같은 해 여자프로골퍼들이 처음 출전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선수권대회에서 한명현(57)이 정상에 올라 첫 우승자가 배출됐지만 본격적인 여자프로골프가 막을 올릴 때까지는 10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1987년까지 매년 5∼6개 대회만 열리던 여자골프는 1988년 KPGA에서 분리돼 KLPGA를 창립하면서 8개 대회가 열려 마침내 여성들의 프로골프 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세계 최고의 여자골프 투어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1950년 출범한 것과 비교한다면 무려 38년이나 늦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구옥희(55)를 시작으로 박세리(34), 신지애(23·미래에셋), 최나연(24·SK텔레콤)으로 이어진 한국여자골프군단은 국내 대회를 벗어나 LPGA 투어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히며 어느덧 통산 1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구옥희 1988년 LPGA 투어 첫 우승 = 매년 5∼6개 대회가 열리던 1980년대 초반 한국여자골프 초창기에 구옥희는 독보적인 선수였다.

구옥희는 1980년 열린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했고, 1979년 10월부터 1981년 6월까지 세운 7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은 국내 여자골프 역사에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1985년 일본으로 진출한 구옥희는 198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7언더파 281타를 적어내 한국 여자선수로서는 처음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서울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이었고 골프가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때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았다.

이후 1994년과 1995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LPGA 투어 도레이 재팬퀸스컵(미즈노 클래식의 전신)에서 고우순(47)이 2년 연속 우승해 LPGA 챔피언의 계보를 이었다.

하지만 구옥희와 고우순은 LPGA 투어 회원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한국여자골프의 새로운 스타가 나오기까지는 3년의 세월이 더 지나야 했다.

◇슈퍼스타 박세리의 등장 = 1998년 세계골프계는 한국에서 건너온 한 소녀에게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세계골프에서 변방 축에도 끼지 못했던 한국에서 날아온 박세리는 5월 열린 LPGA 투어 메이저대회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박세리는 같은 해 7월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에서도 18홀 연장을 치르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서든데스로 이어진 두 번째 홀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박세리가 연장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해저드 지역 깊은 러프에 빠졌을 때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속에 발을 담근 채 두 번째 샷을 날리는 모습은 당시 외환 위기로 신음하던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박세리는 2010년 벨마이크로 클래식까지 LPGA 통산 25승을 기록했고 2007년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LPGA 1.5세대들의 선전 = 박세리의 성공은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던 여자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박세리보다 1년 늦은 1999년 LPGA 투어 무대에 선 김미현(34·KT)은 루키 시절 2승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고 이후 박지은(32·나이키골프), 박희정(31), 한희원(33·KB금융그룹), 장정(31) 등 많은 한국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특히 2006년에는 이들이 번갈아 LPGA 투어에서 11차례나 우승하면서 ‘한국여자골프군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세리 키즈’ 세대의 만개 = 2000년대 들어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혀가던 한국여자골프는 2007년 네명의 선수만이 우승하면서 잠시 침체기에 접어든 듯했다.

30세를 넘긴 박세리와 김미현의 우승 횟수가 줄어들었고 후발 주자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여자골프는 박세리의 성공을 보며 처음 골프채를 잡았던 이른바 ‘박세리 키즈’라는 새로운 원동력을 얻게 된다.

2007년부터 국내 최강자로 급부상한 신지애는 LPGA 정규 멤버로 데뷔하기도 전인 2008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한 것을 포함에 3승을 쓸어담아 세계골프계에 또 한 번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2009년 LPGA 멤버로 정식 데뷔한 신지애는 3승을 올리며 그해 신인상과 상금왕,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에는 신지애와 같은 시기에 골프를 시작한 최나연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거머쥐며 한국선수들이 2년 연속 LPGA 투어 최정상에 서는 활약을 펼쳤다.

◇두터운 선수층..세계최강 신화는 계속된다 = 2009년과 2010년 L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한국여자골프는 2011년 들어 상반기까지 승전보를 전하지 못해 속을 태웠다.

그러나 줄곧 국내 무대에서 뛰던 유소연(21·한화)이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분위기를 다시 띄웠고, 최나연이 말레이시아 사임다비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LPGA 투어 통산 100번째 우승의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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