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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인천 괌 전훈 현장

K-리그 인천 괌 전훈 현장

입력 2011-01-29 00:00
업데이트 2011-01-2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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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훈련 집중 해 강팀 변신중…적당히 하자는 분위기 사라져”

“몸을 쭉 펴. 자세가 흐트러지면 운동 효과가 없어.”

오른 팔꿈치와 발만으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선수들의 몸은 사시나무 떨 듯 부들거렸다. 곳곳에서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은 봐주는 법이 없었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관찰하며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미 러닝으로 몸을 덥힌 선수들의 이마에는 다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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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승재(왼쪽) 트레이너가 28일 근력 운동 중인 이재권(앞) 등의 자세를 지켜보며 바로잡아 주고 있다.
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승재(왼쪽) 트레이너가 28일 근력 운동 중인 이재권(앞) 등의 자세를 지켜보며 바로잡아 주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전지훈련이 막바지에 이른 28일 오후 괌. 볕이 따갑게 내리쬐다가도 한순간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를 퍼붓는 변화무쌍한 남태평양의 하늘 아래 선수들은 지난 7일부터 ‘지옥의 체력 훈련’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이어진 전술훈련도 빡빡하기는 마찬가지.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 돌파와 슈팅, 패스 등 각각의 세부 훈련에서 꾀를 부릴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고 속도를 늦추면 허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호통이 날아왔다. 선수들은 실전처럼 이를 악물고 뛰었다. 인천 고유의 팀컬러로 여겨지던 ‘자유분방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003년 팀 창단과 함께 성남에서 옮겨 와 8년째 인천의 중원을 지키는 팀의 최고참이자 주장인 전재호는 “이렇게 힘든 전지훈련은 없었다.”면서 “‘적당히 하자’는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프로축구에 승강제 도입이 확정되면서 인천을 포함한 6개의 시민구단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의 지원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어렵사리 팀을 운영해왔던 시민구단들의 성적 부담이 엄청나게 커졌다. 자칫 잘못해 1부리그에서 떨어지는 날에는 바로 팀이 존폐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기업 구단주가 있는 구단에 맞설 수 있는 뾰족한 비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시민구단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던 선수들 대부분이 돈 많은 구단으로 이동했다. 인천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 유병수가 전부다.

허 감독은 “결국 조직력과 기본기로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 “상대가 누구든지 ‘인천은 껄끄럽고 이기기 어려운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겠다.”고 말했다. 또 “인천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세골을 넣고 앞서다가 네골을 내주고 지는 어이없는 팀이었다.”면서 “이번 전지훈련에서 체력 훈련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1-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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