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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조정서 좌절한 최고스타 이대호

연봉조정서 좌절한 최고스타 이대호

입력 2011-01-21 00:00
업데이트 2011-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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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근거자료는 부실…‘거액 만지려면 부자구단 가라’ 현실론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와 최고 인기 구단의 자존심 다툼에서 좌절한 쪽은 결국 선수인 이대호(29)였다.

 이대호는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올해 연봉 요구액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리그 최고연봉인 7억원을 요구하면서 그 수치를 자존심의 마지노선으로 삼아 끝까지 구단과 대치해왔기 때문이다.

 이대호와 롯데의 연봉 줄다리기는 선수와 구단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일반화하면서 내심 이대호를 지지했던 선수들도 좌절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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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선수 연합뉴스
이대호 선수
연합뉴스
프로야구 출범 이후 구단과 갈등을 빚으며 연봉 조정을 받은 사례는 이대호를 포함해 20건으로 승리한 선수는 2002년 LG 소속이던 유지현이 유일하다.

 조정위 논의를 앞두고는 지난 시즌 맹활약을 볼 때 이대호가 두 번째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그는 결국 19번째 패배자가 되고 말았다.

 그의 연봉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로는 에이전트 제도가 없는 국내 리그의 현실과 인색한 구단에서는 적은 연봉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가장 먼저 꼽힌다.

 한국에는 연봉 협상을 전문적으로 치러줄 대리인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로서는 테이블에서 구단을 설득할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정 과정에서도 구단은 연봉 산출의 근거를 조목조목 정리해 손쉽게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선수는 다른 구단 선수들과 비교한 눈어림이나 주관이 강하게 노출되는 주장을 나열하는 처지다.

 김소식 조정위원은 “과거 유지현이 승리했을 때도 조정위원이었는데 유지현은 오히려 구단보다 더 완벽한 자료를 챙겨왔었다”며 “이대호가 구단에 비해 미흡한 자료를 제출했다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조정위가 과거 이승엽을 포함한 다른 구단의 선수와 연봉 비교를 일절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았고 앞으로도 삼지 않겠다고 밝힌 사실도 주목된다.

 선수와 구단이 시즌 전에 연봉고과에 합의했기에 구단의 산출 근거가 정확하고 팀 동료의 연봉과 형평성이 있는지도 검토했기에 롯데의 주장이 수용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개인적으로 최고 활약을 펼치더라도 손이 큰 구단에 몸을 담지 않는다면 거액을 만질 수 없는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프로야구 8개 구단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이뤄 구단의 입김이 거센 KBO의 구조적 특색 때문에 이대호가 악영향을 받았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KBO가 현재 9구단 창단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출하는 롯데를 포용하고 달래야 하는 입장이라서 교묘히 롯데의 편을 들었다는 의혹이다.

 새 구단 창단 반대 때문에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코너에 몰린 롯데를 선수에게까지 패하도록 하는 게 KBO로서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조정위원으로 참석한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창단 얘기는 조정위에서 한 마디도 없었고 조정위원들이 그런 점을 전혀 의식하지도 않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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