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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 지금처럼 유지하면 80년 후 지구 생태계 복원력은 제로”

“온실가스 배출량 지금처럼 유지하면 80년 후 지구 생태계 복원력은 제로”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1-20 17:02
업데이트 2021-01-2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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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호수 702곳의 폭염 영향 분석
열파 현상에 호수 평균온도 최대 5.4도↑
일부는 영구적 고온 상태… 생물 사라질 것

지구온난화 탓에 열대 강우대 이동 전망
동아시아·인도 남부 홍수 피해 시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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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100년이 되면 호수의 평균 온도가 5.4도 이상 오르면서 더이상 생물체가 살 수 없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은 지구의 생태복원력이 사실상 ‘0’이 되는 것이다.  언스플래시 제공
지금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100년이 되면 호수의 평균 온도가 5.4도 이상 오르면서 더이상 생물체가 살 수 없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은 지구의 생태복원력이 사실상 ‘0’이 되는 것이다.
언스플래시 제공
최근 기상청은 2100년까지의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을 발표했다. 전망은 충격적이었다.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되고 도시 중심의 무분별한 개발 확대가 지속돼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이 지속되거나 더 많아질 경우 2100년이 되면 한반도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7도나 오른다. 극한기후 현상도 2050년 이후 가속화되면서 21세기 후반에는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일이 1년 중 3개월이 넘는 93.4일에 이르고, 겨울은 35.1일이나 줄어든다는 것이다. 열대기후에 가깝게 변할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연초에 과학저널 양대 산맥인 네이처와 사이언스 모두 올해 가장 중요한 과학 이슈로 ‘기후변화’를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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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파란색 부분은 현재의 열대강우대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의 열대강우대는 남하하고, 동반구(유라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의 열대강우대는 북상한다. 이렇게 될 경우 인도와 동아시아 지역은 잦은 홍수에, 중미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피디아 제공
지도의 파란색 부분은 현재의 열대강우대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의 열대강우대는 남하하고, 동반구(유라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의 열대강우대는 북상한다. 이렇게 될 경우 인도와 동아시아 지역은 잦은 홍수에, 중미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피디아 제공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일랜드 던독공과대 담수·환경연구센터, 유럽 우주국(ESA) 기후센터,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 스웨덴 웁살라대 생태·육수(陸水)학과, 영국 랭카스터 환경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육지와 바다의 고온화뿐만 아니라 강과 함께 담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호수의 열파(heatwave) 현상까지 가속화시켜 21세기 말이 되면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1월 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01년부터 2099년까지 전 세계 주요 702개 호수에 대한 폭염의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추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RCP 8.5 시나리오와 강도 높은 온실가스 저감정책으로 인간의 영향을 생태계가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인 RCP 2.6 시나리오로 나눠 컴퓨터 가상실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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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폭설과 한파로 지난 7일 곳곳에서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최근 한국 기상청은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80년 뒤인 2100년쯤에는 30도가 넘는 폭염이 100일 가까이 지속되고, 겨울에는 혹한과 폭설이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DB
기습 폭설과 한파로 지난 7일 곳곳에서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최근 한국 기상청은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80년 뒤인 2100년쯤에는 30도가 넘는 폭염이 100일 가까이 지속되고, 겨울에는 혹한과 폭설이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DB
그 결과 RCP 8.5에서는 호수 평균온도가 최대 5.4도까지 높아지고 호수 열파현상 지속시간이 지금보다 평균 3개월 이상 늘어난다. 일부 호수는 영구적인 고온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추정됐다. RCP 2.6 시나리오에서도 호수 온도는 최대 4도까지 상승하겠지만 열파 지속시간이 1개월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리처드 레스틴 울웨이 아일랜드 던독공과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호수 열파의 강도와 지속시간이 길어질 경우 호수에서 살 수 있는 생물체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면서 “지구 생태계의 복원력이 사실상 ‘0’이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토목환경공학과, 지구시스템과학과, 컴퓨터과학과, 예일대 지질학·지구물리학과 공동연구팀도 지구온난화가 열대 강우대(tropical rain belt)를 이동시켜 극한 기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1월 19일자에 내놨다.

연구팀은 최신 기후모델 27개의 컴퓨터 가상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열대 강우대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동반구의 열대 강우대는 북쪽으로, 서반구의 열대 강우대는 남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반구와 서반구는 영국 그리니치천문대를 지나는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나눈 지역들로 동반구는 유라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을 포함하고 서반구는 아메리카 대륙 전체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 서쪽 끝 일부를 포함하는 지역이다. 이렇게 될 경우 아프리카 남동부와 마다가스카르, 중앙아메리카 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인도 남부와 동아시아 지역은 홍수 피해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수자원 이용과 식량 생산 등의 변화로 전 세계 3분의1 이상 인구의 삶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1-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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