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미르’ 지원 → 연설문 유출 → 촛불 → ‘뇌물죄’ → 파면

靑 ‘미르’ 지원 → 연설문 유출 → 촛불 → ‘뇌물죄’ → 파면

조용철 기자
입력 2017-03-10 21:12
업데이트 2017-03-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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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고발~탄핵’ 격동의 6개월

지난해 9월 이름마저 생소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태 이후 수면 아래에 있었던 청와대 비선 논란이 다시 제기됐고,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국민 앞에 등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운 최씨가 굴지의 대기업들이 출연한 재단을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은 쉽사리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서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33일 동안 이어져온 촛불집회가 결실을 맺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6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운집한 모습. 이날 전국 각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32만명(주최측 추산)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서울신문 DB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서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33일 동안 이어져온 촛불집회가 결실을 맺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6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운집한 모습. 이날 전국 각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32만명(주최측 추산)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서울신문 DB
이런 가운데 2016년 10월 24일 최씨가 청와대 문건을 받아본 태블릿PC의 존재가 보도되면서 여론은 빠르게 악화됐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다음날 1차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일부 연설문에서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의혹을 일부 시인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돌리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한동안 5%를 밑돌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검찰은 10월 2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10월 30일 최씨가 독일에서 전격 귀국한 뒤 11월 3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박 전 대통령은 다음날 2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에 임하는 것은 물론 특검까지 수용하겠다”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국민적 분노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주일 뒤인 11월 12일에는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었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최씨 국정농단에 대한 내부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12월 9일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결국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2월 21일부터 ‘뇌물죄’ 수사에 착수했다. 헌법재판소도 이튿날 탄핵심판을 개시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탄핵 재판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3개월 넘게 이어졌다.

올해 1월 1일 박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뇌물죄는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특검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고, 청와대와 특검팀은 신경전을 벌이다 지난 2월 9일 예정된 대면조사도 무산됐다. 결국 특검팀은 직접조사 없이 박 전 대통령을 433억원대 뇌물죄의 공범으로 적시한 수사 결과를 내놓고 지난달 28일 공식 수사를 종료했다.

박 전 대통령의 법률·헌법 위반에 대한 헌재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헌재는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인정된다’며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처음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36일 만의 결정이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7-03-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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